산중위, 야당 단독으로 원전 예산 대폭 삭감
재생에너지 예산 대폭 증액…'협상카드' 활용
예결위 심사 과정서 정부 원전예산 복원해야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야당이 내년도 예산 심사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안을 단독 의결하며 원전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내년도 예산이 이대로 확정될 경우 새 정부 출범 이후 원전 생태계 회복을 꾀하던 에너지정책 전반에 또 한번 대혼란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태성 경제부 기자 |
구체적으로 원전 관련 7개 사업 예산 1814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기술개발사업(R&D)은 332억8000만원 삭감됐고, 원자력 생태계 지원사업은 112억800만원 삭감됐다.
원전 생태계 금융지원 사업, 원전수출보증은 각각 1000억원, 250억원 삭감됐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 대한 지원 수준을 균형있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중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을 위한 예산도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기술개발사업(R&D)은 탈원전을 추진했던 지난 정부 당시 계획된 사업이기도 하다.
SMR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주목받는 친환경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예산 삭감으로 인해 기술 개발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수출 보증 및 금융 지원 예산이 삭감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폴란드, 체코, 이집트 등 해외에서 추진 중인 원전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야당은 이번 예산 삭감에 대해 경제성과 안정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 등 지난 정부가 주력했던 재생에너지 예산을 증액하기 위한 일종의 '협상용'으로 원전 예산을 삭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 확대 및 산업 육성 등 기반 조성을 위한 예산은 정부 원안 대비 1619억8000만원, 신재생에너지금융지원(융자)은 2301억9600만원 증액했다.
국회가 정부의 예산안을 심의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세금을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쓰는지 살피기 위함이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일이 정쟁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무리하게 삭감한 원전 예산을 복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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