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여행지출' 해외가 제주의 2.2배...7년간 변함없어
지난해 국내∙외 평균 3% 오를 동안 제주는 14% 오른 탓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 심리는 '반값이라도 제주 안 간다'는 뜻"
[서울 =뉴스핌] 정상호 기자 = 흔히 '제주 갈 돈이면 해외 가겠다'고 말하지만 해외여행 때 소비자가 쓰는 돈이 제주여행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여행 평균과 비교하면 3배로, 이런 추세는 지난 7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제주도가 더 비싸다'는 속설이 사실은 아니어도 소비자 심리의 표출이라는 해석이다.
여행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1~10월) 3박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지출 금액은 국내 33만9000원, 해외 115만7000원이었다. 국내여행 중에는 제주도가 52만8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여행 평균에 비해 제주도는 1.6배, 해외여행은 3.4배를 썼다. 제주도를 기준으로 하면 해외여행에는 2.2배 많은 돈이 든 셈이다.
[사진 = 컨슈머인사이트] |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7년간 이런 추세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올해는 물가상승 압박이 컸음에도 국내, 해외 모두 여행자 지출이 9~10% 감소하며, 2021년보다 낮은 비용으로 돌아간 것도 일치했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초긴축 여행으로 돌아선 데 대해 여행업계가 적극 대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제주도는 2021년 비용 수준 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해외 모두 3% 증가에 그친 반면 제주도는 14% 증가해 다른 곳의 4배가 넘었다. 제주도의 '물가∙상도의' 문제가 지적되고, '그 돈이면 해외로 갈' 여행지라는 오명을 다시 듣게 된 것이 이때부터라는 해석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의 예상 여행경비 조사 결과를 보면 해외여행에 제주도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럼에도 '그 돈이면 해외 가겠다'는 소비자 얘기는 '제주도가 반값이더라도 가지 않겠다'는 심리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에 대해 '실제로는 제주도가 비싸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허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사는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 시작한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에서 나왔다. 여행 경험자에게 '그 여행을 위해 지출한 총비용이 얼마인지' 묻고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3박4일 일정의 여행자만을 선정해 여행지별 평균을 산출, 지난 7년간의 추이를 비교한 것이다. 따라서 해외여행 행선지는 거의 전부가 일본과 동남아라고 설명했다.
uma8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