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 때 거제도로 피란...돌아오니 살던 집도 불타
- 8남매 맏딸로 학교는 꿈도 못 꿨지만 이제 고3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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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올해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82세 김정자 할머니가 수험생 유의사항을 읽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학교 다니기 힘들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항상 "힘이 들어야 공부지요"라고 대답하는 김정자 할머니. 일성여자중고등학교 3학년 1반 김정자 할머니는 올해로 82세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수험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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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올해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82세 김정자 할머니가 이선재 교장에게 합격 기원 떡을 받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
수능을 이틀 앞둔 14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96명의 만학도 수험생들을 위한 수능시험 합격 기원 떡 전달식이 진행됐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는 가난과 남녀차별 등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40~80대 여성 만학도들이 중·고교 과정을 공부하는 2년제 학력 인정 평생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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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올해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82세 김정자 할머니가 수험생 유의사항을 읽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
떡 전달식 맨 앞에 앉은 김정자 할머니는 행여 수험장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수험생 유의사항을 꼼꼼히 읽고 선생님들의 안내에도 귀를 기울였다. 6년 동안 단 한 번도 결석, 지각, 조퇴를 하지 않은 김 할머니는 항상 남들보다 일찍 등교하며 성실히 학교에 다녔다. 미국에 있는 손주들과 영어로 통화를 하겠다는 꿈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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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올해 최고령 수능 응시생인 82세 김정자 할머니가 교직원에게 응원을 받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
김 할머니는 "공항에 갔을 때 영어와 한글을 몰라 딸이 들어가는 출입구를 못 찾았다"며 "내가 무식해서 이렇다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원망스럽고 엄청 미웠다"고 말했다. 그 때부터 배움에 목말랐지만 배울 곳을 찾지 못하고 세월만 흘러갔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17년 허리가 아파 병원에 들렀다 오는 길에 우연히 주부학교를 홍보하는 부채를 주워 학교를 찾아갔고 2018년 3월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평생 학교를 다닌 적이 없었던 할머니는 이제 한자능력검정시험 7급도 따고 알파벳도 다 외웠다. 이제 남은 것은 수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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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김정자 할머니를 비롯한 만학도 수험생들이 후배들에게 응원을 받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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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김정자 할머니(앞줄 왼쪽 두번째)가 이선재 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 |
맨 먼저 떡을 받은 김정자 할머니는 '엄마도 대학 간다', '엄마의 꿈을 응원해', '여보 등록금 준비해' 등의 팻말을 든 후배들의 응원가를 들으며 밝은 얼굴로 화답하며 학교를 나섰다.
2023.11.14 choipix1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