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행정안전부와 전국 지자체에 제도개선 권고
"지자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관리‧운용 합리성 제고"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가 31조4000억원에 이르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입·출금이 제한된 공공예금계좌로 관리하도록 권고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지방자치단체의 여유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정부 기금을 말한다.
권익위는 31조4035억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통합기금의 관리 강화를 위해 '지방자체단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관리‧운용 합리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전국 지자체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현재 전국 220개 지자체는 일반·특별회계, 각종 기금의 장·단기 여유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통합기금을 설치·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통합기금 조성액은 31조4035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권익위 실태조사 결과, 통합기금 운용자금을 저금리 상품에 방치하거나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 전문성이 불분명한 민간위원을 위촉하는 등 다수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먼저 통합기금은 공공횡령 방지를 위해 입·출금이 제한된 공공예금계좌로 관리해야 하나 지자체 26곳(11.8%)은 보통예금계좌로 관리하고 있었다. '보통예금계좌'는 자동이체, ATM 등을 활용한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이며, '공공예금계좌'는 지방재정관리시스템(e-호조)과 연계돼 입·출금이 제한되는 보통예금계좌다.
통합기금 운용자금을 저금리 상품에 방치하고 있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권익위가 지자체 30곳의 통합기금 운용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6개월간 70억6301만원의 이자손실이 발생했다. 이를 220개 지자체로 환산할 경우, 이자 손실액은 1년간 약 1035억9086만원으로 추정된다.
[자료=국민권익위원회] 2023.11.02 jsh@newspim.com |
또 통합기금 내 '재정안정화계정'은 세입감소 보전 또는 코로나19 등 재난‧재해 대응을 위한 비축제도지만, 적립이 부실했다. 적립기준을 충족하는데도 적립하지 않거나 과소 적립하는 경우가 있었고, 재정안정화계정 적립요건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 사실상 적립이 곤란한 지자체도 36곳(16.4%)에 달했다.
통합기금 운용심의위원회가 부적정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발견됐다. 지자체 118곳(53.6%)이 법률을 위반해 기금 통합 심의위원회가 아닌 일반 심의위원회에서 심의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고, 기금 분야 전문성이 불분명한 민간위원 상당수도 심의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에 권익위는 ▲공금예금계좌 개설‧운영 ▲고금리 예금 예치 등 효율적 관리 의무 명문화 ▲재정안정화계정 적립 사항을 심의에 포함 ▲재정안정화계정 적립요건 완화 ▲비(非) 기금 심의위원회의 심의 금지 ▲민간전문가 비율(3분의 1) 미준수 시 '기금운용 성과분석 평가' 감점 ▲심의내역‧금융기관 예치현황 관리 강화 등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통합기금이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면서 "지자체 스스로도 지방재정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재정누수 방지에 더욱 노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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