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에 어린 딸을 잃은 아버지의 인터뷰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 남부 비에리 키부츠(집단농장)에 비상 사이렌이 울렸다. 하지만 지역 주민인 토마스 핸드 씨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키부츠에서는 드물지 않은 일이고, 실제 공습으로 이어진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사이렌이 멈추고 실제로 총소리를 들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몇 년 전 부인을 여의고 홀로 키우던 8세 딸아이는 간밤 친구네서 자고 온다며 옆집에 가고 없었다.
하마스의 기습에 딸을 잃은 이스라엘인 토마스 핸드씨 [자료=CNN 인터뷰 갈무리] 2023.10.13 koinwon@newspim.com |
CNN과의 인터뷰에서 토마스 씨는 "사이렌을 듣자마자 달려갔어도 (딸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뒤늦은 후회에 가슴을 쳤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주말 아침 갑작스레 이뤄진 하마스의 공격에 키부츠 주민들은 금방 이스라엘군이 도착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뒤늦게 도착한 이스라엘군에 의해 간신히 구출되어 인근의 호텔로 대피한 그가 애타게 찾던 딸 대신 듣게 된 건 딸의 사망 소식이었다. 하지만 그는 "차라리 잘됐다"며 안도했다.
토마스는 CNN에 "왜냐하면 (죽음이) 끔찍한 가능성 가운데 그나마 가장 나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은 죽거나 가자로 끌려갔을 것"이라며 "가자에서 겪을 끔찍한 일을 생각하면 차라리 죽음이 낫다. 딸은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이 어두운 방에 갇혀 두려움에 떨며 매 순간, 몇 년을 고통받았을 것이다. 차라리 죽음은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통을 간신히 억누르며 애써 담담히 말하는 그의 입술은 심하게 떨렸고 눈물은 인터뷰 내내 멈추지 않고 그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지금까지 약 150여 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의해 붙잡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 중 최소 64명이 가자지구로 끌려간 것으로 파악되며, 이들 중 대다수가 민간인이고 어린이도 9명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이스라엘 측의 사망자는 1200명, 부상자는 27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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