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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동전] 가자지구는 '호랑이 굴'...지상전 어려운 전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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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엔 거미줄 같은 좁은 골목
촘촘한 지하터널 곳곳엔 부비트랩
민가 수색에 민간인 피해도 클 것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주말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습으로 촉발된 전쟁이 12일(현지시간) 엿새째에 돌입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곧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일부 야권과 전시 연합 정부를 꾸리기로 합의했고 지금까지 약 36만명의 사상 최다의 예비군 인원이 동원된 상태다.

영국 BBC방송은 전날 대규모 병력과 탱크, 장갑차가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남부에 집결했다며 곧 가자지구에 침투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의 현대전쟁연구소 소속 전문가 존 스펜서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지·공·해·우주) 군사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은 세계적인 군사 강국이지만 가자지구는 그야말로 '호랑이 굴'이다. 결코 쉬운 전투가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총·칼로 싸우는 백병전...민간 피해 불가피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위치한 길게 뻗은 가자지구는 면적 약 360㎢로, 서울 면적(605㎢)의 약 60% 정도 되지만 인구 밀도는 어마어마하다. 2022년 기준 인구 약 217만 명으로 웬만한 우리나라 광역시 수준이다.

가자지구는 주택과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마치 거미줄처럼 좁은 골목이 많은 지형이다. 이스라엘 병사는 각각 총·칼을 들고 적에게 접근해 근접전을 해야 하는데 하마스 대원만큼 이 지역 지형 지물을 잘 아는 이도 없다.

위성으로 촬영한 지난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 가자시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의 백병전이 상당히 불리하다고 말한다. 개인 전투로 가시권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무엇보다 하마스는 함정 설치에 용하다.

영국 군 장교 출신 군사 전문가 앤드루 게일러는 "각종 위협이 당신 주변 도처에 있는 말 그대로 360도 전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마치 어둠 속에서 화력을 발사하는 듯한 경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건물에 하마스가 설치한 폭탄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스라엘군은 폭탄 제거 전문가들을 동원해야 하고 함정이 설치된 건물에서 신속히 탈출하기 위한 사다리와 밧줄도 필수품이란 조언이다.

인구가 밀집한 시가전이라 이스라엘군은 적군과 민간인을 구분해 싸워야 한다. 그러나 하마스 대원들이 민가에 숨어들어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이스라엘군은 집집이 숨은 적들을 추적해야 하는데 긴박한 상황에서 과연 민간인을 구분해 낼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국방장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의 리온 파네타는 "이스라엘군이 집집이 싸워야 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할 테지만 내 판단에 이스라엘은 반드시 가자지구 내 하마스를 파괴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대규모 민간인 희생을 우려한 듯 11일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약속을 재확인하면서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법"을 따를 것을 당부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남서부 지역까지 파놓은 터널의 입구. [사진=이스라엘방위군 제공]

◆ 지하엔 거미줄 같은 터널...부비트랩에 속수무책

지상에 거미줄 같은 좁은 골목이 있다면 지하에는 촘촘한 지하터널망이 있다.

일부 터널은 지하 30~40m 깊이로 마치 지하철 역사 같다 하여 이스라엘군은 이를 '가자 메트로'(Gaza Metro)라고 부른다.

사방이 막힌 가자지구로 오가는 모든 물류는 이스라엘이 통제하는데 하마스는 무기와 용병 반입, 가자지구 안팎의 원활한 이동 등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가자지구 일대에 지하터널을 파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와 가자지구의 약 14km 국경에도 한때 이러한 터널이 존재했는데 하마스는 이 터널로 무기 등 밀수품을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상당수가 파괴됐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터널의 존재를 처음 확인한 것은 지난 2020년 10월, 남서부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서 비일상적인 지하 활동을 감지해 찾았다. 이스라엘군은 지하터널을 테러를 위한 전략적 이동 통로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이 가자지구 인근 남서부 지역에서 발견한 하마스가 파놓은 터널. [사진=이스라엘방위군 제공]

가자지구 지하에 얼마나 많은 터널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건설된 물류 밀반입용 터널은 약 1530여개로 추정한 바 있다. 가자지구의 낙후한 인프라 건설에 쓰일 수 있는 예산을 전부 터널 공사에 썼다는 설명인데 현재는 이보다 얼마나 늘었을지 아무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이 지상군을 파견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지하터널 네트워크 때문이라고 말한다. 로켓과 미사일로는 군 사령부와 지상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어도 무기고는 지하에 묻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 육군 4성 장군 출신이자 미 국가안전보장국 국장을 지냈던 키이스 알렉산더는 "이스라엘군은 어느 순간에 가자지구에 들어가야 했다"며 지하터널 때문에 공중 공격만으로는 "작전 수행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미 싱크탱크 소우판센터의 콜린 클라크 연구 책임자는 하마스 대원들이 터널의 위치와 네트워크를 "암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일부 터널에는 부비트랩(booby-trap·인명살상 혹은 병력을 무력화시킬 목적으로 설치하는 함정 또는 덫)이 설치돼 있을 텐데 이스라엘군이 이러한 특수 지형에서 싸우려면 방대한 사전 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이스라엘이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관련 정보를 이스라엘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이 지하터널 네트워크를 온전히 파악하고 있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지하터널은 하마스 대원이 이동하고 몸을 숨기기에도 용이하다. 이스라엘군을 터널로 유인해 가둬두는 전투 전략도 가능하다.

하마스가 탄약, 로켓 배터리 등 무기 부속품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닥문. [사진=이스라엘방위군 제공]

뿐만아니라 하마스는 가자지역 일대에 바닥문도 설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깊이는 불과 몇 미터에 불과한데 이는 구역마다 탄약, 로켓 배터리 등 필요한 무기 부품을 보관해 두는 장소로 전투 시 빠른 보급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지하전에서 하마스가 전투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루살렘전략안보연구소의 알렉산더 그린버그 연구원은 "모두가 이번 전쟁이 길고 힘들 것이며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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