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인허가·협상 지연돼
2027년 개점 목표 지키기 빠듯
2km 내 위치 '랜드마크' 선점 관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광주 사업지 개발이 각종 인허가와 협상 단계 지연으로 예정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양사의 영업점이 불과 2km 거리를 두고 붙어있는 데다 개점 예상 시기도 2027년으로 비슷해 먼저 착공에 들어가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증축 조감도.[사진=신세계] |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광주 지역 별도 법인인 광주신세계는 지난 4일 백화점 신관 증축 부지인 이마트 광주점의 폐점 시기를 오는 10일에서 '미정'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이 사안은 지난 9월 13일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당시 폐점 시기를 오는 10일로 결정한 이유는 광주시가 이달 중순까지는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를 열어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정보다 위원회 개최 시기가 지연되는 탓에 오는 13일에 첫 회의가 열리게 됐다. 이처럼 일정이 연기되자 당장 이마트 광주점을 폐점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개발 일정이 다소 지연됨에 따라 양사 합의하에 이마트의 영업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광주점의 영업면적을 현재 규모의 4배 수준인 16만330㎡(약 4만8000평)로 키우기 위해 이마트 광주점과 주변 부지에 백화점을 신축하기로 했다. 총 9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리뉴얼이다.
신세계는 광주점을 문화와 예술, 과학, 최신 트렌드 쇼핑 콘텐츠를 아우르는 미래형 점포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는 이 사업을 위한 '마지막 고비'다. 위원회에서 도로, 경관 등을 변경하는 지구단위 계획 안건이 심의를 통과하면 남는 건 교통영향평가와 건물인허가 등 상대적으로 쉬운 행정절차뿐이다.
교통영향평가와 건물인허가 등에 일반적으로 1년이 소요되고, 이후 착공에 들어가면 완공까지 3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했던 개점 시기인 2027년 하반기를 맞추기 위해선 이번 위원회 안건 심의 결과가 관건이다.
'더현대광주' 조감도[사진=현대백화점] |
현대백화점의 사정도 신세계백화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 백화점 부지 인근에 신관을 증축하는 신세계백화점과 달리 현대백화점은 부동산 개발사와 손을 잡고 옛 방직터 부지에 신규 점포를 짓기로 했다. 호텔과 스트리트몰이 들어서는 대규모 복합쇼핑 시설에 들어가는 형태다.
이에 현재는 현대백화점이 아닌 부동산 개발사인 휴먼스홀딩스PFV가 광주시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 또한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신규 점포인 '더현대광주'가 들어설 부지인 전남·일신방직터는 공장용 부지여서 개발을 위해선 상업용으로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
문제는 이때 발생하는 시세차익이다. 공업용 부지에서 상업용 부지로 용도가 변경되면 토지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시세차익 일부를 공공기여금으로 지자체에 납부해야 한다.
공공기여금 납부 비율을 두고 광주시와 사업자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당초 7월 말에서 8월 초로 예상됐던 협상 시기는 10월을 넘겼다. 늦어도 이달 안에는 협상을 마쳐야 내년 말에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신세계백화점이 증축을 마무리하는 2027년 하반기에 맞춰 신규 점포를 열기 위해선 이번 협상이 이달 안에 마무리되는 게 관건이다.
지역 상인들과의 갈등의 벽에 부딪혀 그간 '유통 불모지'로 불려 온 광주는 윤석열 대통령의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대선 공약을 기점으로 유통업계 경쟁의 중심지가 됐다.
특히 남부 수도권과 울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남아있는 백화점 신규 출점지여서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간의 '광주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