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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직장생활] 전화로 합격 통보? 합격통지서 받아야

기사입력 : 2023년09월20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9월21일 08:26

합격통지서 받기 전에는 구직활동 지속해야
구두 계약 안돼…근로계약서 작성은 필수

누구나 똑똑하게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많은 근로자가 직장생활의 기본적인 부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채용내정, 인사명령과 징계, 근로계약 종료에 있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소개한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시장에 첫발을 디딘 조카가 오랜만에 내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변호사 삼촌, 좋은 소식! 나 취업했어. 면접관님이 다른 회사 지원하지 말고 기다리래." '면접관님이라...' 내 눈썹이 위로 곧추섰다. 이것은 뭔가 일이 잘못되어 감을 느낄 때 내가 곧잘 짓는 표정이었다. 특히 베테랑 변호사의 촉이 발동될 때. 즉시 나는 조카에게 놀러 오라고 답신을 보냈다. 창밖을 보니 당장이라도 비가 올 것처럼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다음날 늦은 저녁 조카가 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왔다. 좋은 회사에 지원해서 꽤 들떠 보였다. 아직 합격통지서를 받지 않았지만, 면접관이었던 회사 부장님이 미리 축하한다면서 다른 회사에 지원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단다. '이렇게 들뜬 조카에게 찬물을 확 끼얹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는 화가 난 척 언성을 높여 조카를 다그쳤다.

"야! 너 바보야? 그 말을 믿어? 얘, 얘 이거 큰일 나겠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조카에게 나는 틈도 주지 않고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야, 너 아직 합격한 것 아니야. 정신 차려! 그 부장이라는 사람이 그 회사 대표냐? 최종 인사권자냐고? 대표이사 직인 찍힌 합격통지서 받았어? 얘가, 얘가 헛똑똑이네. 이렇게 순진해서 어떡하니. 그러다가 너 당할 수 있어!"

조카의 표정은 억울함을 숨길 수 없었다.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닌데 내가 자기를 완전히 무시했다나 어쨌다나. 조카는 마음이 상해 내게 눈을 흘겼다. 나는 그런 조카를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한 어조로 채용절차에 관한 설명을 시작했다.

"지금 너는 '채용내정'이라는 법률관계를 경험하고 있어. 채용내정이란 정식 채용(본채용)의 상당 기간 전에 채용할 자를 미리 결정해 두는 것을 말해. 예를 들어 회사가 학교 졸업예정자에 대해 졸업 후 채용하기로 미리 결정하는 것이 채용내정이야. 법적으로는 채용내정으로써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고 있어. 즉 채용내정이 되면 채용한 회사의 근로자 신분을 취득하게 돼. 이해 가니? 법률용어가 좀 낯설지?

좀 더 쉽게 설명해 줄게. 너 어떻게 그 회사에 지원했어? 회사 홈페이지 채용공고를 봤지? 법적으로 그 채용공고는 이런 뜻이야. '우리 회사 직원이 되지 않겠어요? 우리 회사와 근로계약을 한번 체결해 보지 않을래요? 그러고 싶다고 우리 회사에 당신의 마음을 전달해 보세요.' 즉 너를 꾀는 거야. 유인하는 거지. 그래서 '청약의 유인'이라고 불러. 법률용어로.

너, 좀 고민하다가 회사 홈페이지에서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고 '제출' 배너를 클릭했지? 이것은 법적으로 '나 당신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이러한 나의 뜻을 전합니다'라는 뜻이야. 네가 계약하자고 '청약'을 한 것이지. '결혼해 줄래?'라고 '청혼'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런데 지원자(청약자)가 너 하나뿐이겠어? 회사는 여러 지원자를 검토해서 자신의 근로자로 선발한 지원자(청약자)에게 '최종 합격통지서'를 보내. 이것은 법적으로 '우리 회사의 근로자가 되겠다는 당신의 청약에 승낙합니다.'라는 뜻이야. 이것으로써 너와 회사 간에 근로계약이 성립돼."

가만히 듣고 있던 조카가 말했다.

"삼촌, 그러면 나는 아직 합격통지서를 받지 못했으니까 그 회사의 근로자가 아닌 거네. 그럼, 면접관님의 말씀은 뭐야?"

나는 웃으며 말했다.

"뭐긴 뭐냐, 공수표지! 부도난 어음! 아무 효력도 없는 립서비스! 그러니까 빨리 다른 회사 면접도 봐. 합격통지서 받으면 어디 갈지 그때 결정하고."

그리고 나는 조카에게 어느 법무법인 노동팀에서 만든 소책자의 한 면을 펼쳐 보여주었다.

"이 봐요, 헛똑똑이 씨. 너처럼 면접관의 말만 믿고 마냥 기다리다가 다른 회사에 채용될 기회를 놓친 사례가 종종 있어. 말을 믿지 말고 회사의 공식 문서를 믿어요. 제발!"

조카는 환히 웃으며 말했다.
"삼촌 정말 고마워. 이래서 집안에 변호사가 하나쯤 있어야 해!"

※ 회사의 공식적인 최종 합격통지서를 받지 않았다면 아직 정식으로 채용된 것이 아닙니다. 회사의 대표가 아닌 전무, 상무, 부장 등의 다른 관리자의 채용에 관한 구두 약속은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이 없으니 주의하세요.

글 김민표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상임위원(변호사)

※ [슬기로은 직장생활]은 <뉴스핌>이 중앙노동위원회와 제휴를 맺고 위원회가 분기별로 발간하는 계간지 <조정과 심판>에 담긴 직장생활 노하우 주요내용을 연재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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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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