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제도 농단 사건"
20대 대선 사흘 앞두고 尹대통령 의혹 제기
김만배·신학림, 의혹 강하게 부인…檢 "사전모의 정황 충분히 확인"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 민간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의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7일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반부패수사3부 검사를 중심으로 중앙지검 소속의 선거·명예훼손 등에 전문성을 갖춘 검사 10여명 규모로 수사팀을 구성했다"고 7일 밝혔다. 팀장은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 부장검사가 맡는다.
[서울=뉴스핌] 최승주 인턴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3.02.17 seungjoochoi@newspim.com |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유사한 내용의 허위 보도와 관련 고발 등이 이어져 민의를 왜곡하는 시도함으로써,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한 중대 사건을 신속·엄정하게 수사해 전모를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신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 관련 검찰 수사를 무마해 줬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해주고 김씨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했다는 사건이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20대 대선을 사흘 앞둔 3월 6일, 김씨가 신 전 위원장과 2021년 9월 15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음성파일에서 김씨는 자신이 조씨를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게 소개했고, 박 전 특검이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이었던 윤 대통령을 통해 사건을 무마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당시 조씨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이가 '네가 조우형이야?'이러면서 (주임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하더니 보내 주더래. 그래서 그 사건이 없어졌어", "통했지, 그냥 봐줬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의혹을 기반으로 대선 당시 경쟁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TV토론에서 윤 대통령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 줬나"라고 공세를 펼쳤으나, 조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대검 중수부에 출석할 때 만났던 검사는 박모 검사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에게 허위사실을 말한 것은 인정하고 있으나, 그와의 대화 내용이 녹음되는지 몰랐다고 주장하는 등 여론 조작 시도나 금품 제공 부분은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의 책 3권을 구매하면서 그에게 책 한 권당 5000만원에 부가가치세를 얹어 총 1억6500여만원을 지급했다.
신 전 위원장도 "(녹음파일에) 청탁의 청자도 나오지 않았다. 사전에 공모했다는 건 웃기는 얘기"라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특히 그는 고액의 책값에 대해서도 "책값이 무슨 1억5000만원이냐 하겠지만 저는 그 돈도 싸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사전모의 정황을 충분히 확인해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 인터뷰에 대한 전반적인 경위를 살피고 있고, 객관적 사실뿐만 아니라 인터뷰 경위, 대가 관계 등 세력에 대해서도 사안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터뷰 보도 등 일련의 과정과 그 이후 김씨가 관계자들에게 의도적으로 허위발언을 유도한 정황이 있다. 확인된 정황에 의하면 단순히 일회성으로 보기 어려워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며 배후 세력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열어뒀다.
검찰은 2021년 대장동 사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자였던 이 대표에에 불리한 영향이 생길 것을 우려한 김씨가 이를 은폐할 목적으로 신 전 위원장과 허위 인터뷰를 하고, 그 대가로 신 전 위원장의 책을 고가에 사줬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