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신학림, 사전 모의 의혹 부인…檢 "사전모의 정황 충분히 확인"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 민간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7일 "이 사건은 헌법상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하고, 대선에 개입해 여론을 조작한 사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김씨가 언론을 매수해 대선 직전에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을 호도하는 허위 인터뷰를 유포했다는 것이 사안의 본질로, 보도 내용 등에 비춰 관련자들의 치밀한 준비 가능성이 있어 인터뷰 경위와 대가성 등 구체적인 배후 세력 여부까지 규명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승주 인턴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3.02.17 seungjoochoi@newspim.com |
허위 인터뷰 사건은 2021년 대장동 사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에 불리한 영향이 생길 것을 우려한 김씨가 이를 은폐할 목적으로 신 전 위원장과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뉴스타파는 지난해 대선을 사흘 앞둔 3월 6일 신 전 위원장의 인터뷰를 공개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 관련 검찰 수사를 무마해 줬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의혹을 기반으로 대선 당시 경쟁 후보였던 이 대표는 TV토론에서 윤 대통령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 줬나"라고 공세를 펼쳤으나, 조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대검 중수부에 출석할 때 만났던 검사는 박모 검사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신 전 위원장의 책 3권을 구매하면서 그에게 책 한 권당 5000만원에 부가가치세를 얹어 총 1억6500여만원을 지급했고, 검찰은 이 금액이 허위 인터뷰에 대한 대가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대장동 개발이익 39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는 이날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됐다. 그는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신 전 위원장과의) 사적인 대화가 녹음되는지 몰랐다"고 주장했으며, 1억원이 넘는 책값에 대해서도 "예술 작품으로 치면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신 전 위원장도 지난 1일 검찰이 본인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녹취파일이 보도될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청탁의 청자도 나오지 않았다. 사전에 공모했다는 건 웃기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1억원이 넘는 책값이 문제가 될 거로 생각하지 않았나'는 질문에 "추호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다. 책값이 무슨 1억5000만원이냐 하겠지만 저는 그 돈도 싸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사전모의 정황을 충분히 확인해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 인터뷰에 대한 전반적인 경위를 살피고 있고, 객관적 사실뿐만 아니라 인터뷰 경위, 대가 관계 등 세력에 대해서도 사안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당시 직접적으로 담당했던 업무 관계자뿐만 아니라 피조사자, 김씨 진술 등을 통해서도 허위라는 부분이 명확히 확인됐다고 판단했다"며 "보도 경위 과정, 그리고 일련의 보도들이 이어지는 것도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확인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검찰은 이번 허위 인터뷰 관련 배후 세력에 대한 수사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뷰 보도 등 일련의 과정과 그 이후 김씨가 관계자들에게 의도적으로 허위발언을 유도한 정황이 있다"며 "확인된 정황에 의하면 단순히 일회성으로 보기 어려워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업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와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해 이들이 공모 대상인지 파악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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