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4일 예정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며, 단식 중인 이 대표는 검찰 조사와 체포동의안 표결을 대비한 '여론전'에 몰두할 전망이다.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지난달 30일 이 대표에게 이날 검찰에 출석해 소환조사에 응할 것을 통보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이날 오전 2시간만 조사를 받은 뒤 다음 주 중 나머지 조사를 받겠다고 했으나 검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출석 자체를 하지 않으면서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단식 5일차를 맞이한 이재명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9.04 leehs@newspim.com

이 대표 조사가 불발되자 검찰은 이날 "국회 일정이 없는 날짜를 택해 사전에 미리 충분한 기간을 두고 출석을 요청했으나,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며 입장문을 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어 현재 진행되는 수사와 재판 및 국회 일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일반적인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제200조에 '검사는 수사에 필요한 때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검찰이 피의자의 상황 등을 배려해 조율하는 것이지 본인이 원할 때 원하시는 시간만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검찰이 피의자의 편의를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항상 검찰 조사에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소환 때마다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사법기관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통상 3회 소환 통보 이후 체포영장을 발부해 강제조사를 하는데, 이 대표의 사회적 지위나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방식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 대표가 재차 소환조사에 불응할 경우 검찰은 조사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이 대표 측은 검찰이 다음 주 소환 요청을 할 경우 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소환 일정은 조만간 재조율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를 앞둔 이 대표가 정치적 의도에 더해 검찰과 대립 구도를 강화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체포동의안 표결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당내 반대표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또다른 변호사는 "이 대표가 조사받겠다고 한 다음주까지 이 대표의 단식이 계속되면, 검찰 입장에선 조사나 영장 청구를 강행하기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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