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판매량 지속 증가...올해도 5만대 안팎 예상
내달 레이 EV 출시...1회 충전 시 주행거리 210km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기아의 경차 레이가 경차 시장 침체에도 홀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넓은 공간 활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레이가 내달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레이는 올해 7월까지 2만9399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12.6% 판매량이 늘었다. 다른 경차 모델인 기아 모닝과 현대자동차 캐스퍼가 각각 14.8%, 11.2% 줄어든 것과 비교하게 경차 세그먼트(차급)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사진= 기아] |
레이의 인기는 높은 공간 활용성에 있다. 레이는 경차임에도 박스카 디자인으로 공간 활용성이 높다.
레이의 전고(높이)는 1700mm로 기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와 비슷한 수준으로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공간 활용성을 바탕으로 레이 밴이나 1인승 레이 모델도 판매되고 있다.
레이의 연간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 2017년 이후 판매량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2017년 2만521대가 판매된 레이는 지난해 4만4566대로 4만대선을 넘어섰고 올해도 5만대 안팎의 판매량이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레이는 박스카라는 새로운 시장을 성장시켰다"며 "경쟁 모델은 경차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레이는 경차이면서도 굉장히 넓은 차라는 영역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아는 내달 레이 전기차 모델인 레이 EV를 출시하며 기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 2011년에도 레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 바 있지만 100km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행거리(91km)로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레이 EV는 지난달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도 마쳤다. 환경부 인증에 따르면 레이 EV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상온 210km, 저온에서 167km다.
레이 EV의 판매 성적은 결국 가격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차 구매 수요가 이전보다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만큼 가격대비성능비(가성비)로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가격대가 어떻게 될지가 레이 전기차의 성공을 결정할 것"이라며 "전기차는 이미 구매할 사람은 다 구매해 수요가 줄고 있다. 보조금 집행도 어려운 상황에서 구매로 이어지려면 결국 가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경형 전기차뿐만 아니라 이미 테슬라가 시작한 반값 전기차가 전기차 예비 구매자들에게 중요한 화두"라며 "어차피 향후 출시되는 전기차는 모두 1회 충전 시 200km에서 300km 사이에 주행거리가 결정될 것이기에 중요한 것은 결국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레이 EV의 가격이 향후 출시될 경형 전기차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형 전기차는 올해 레이 EV 이후 내년에 현대차 캐스퍼 EV 출시가 예정돼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역시 여전히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필수 교수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4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기록하는 전기차에 익숙해졌는데 200km대의 전기차가 과연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겨울이 되면 주행거리는 더욱 떨어질 텐데 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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