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 의사의 불법 진료 지시를 거부하는 등 준법 투쟁에 참여한 간호사들에게 부당해고와 사직을 권고 당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자문센터를 운영해 피해 회원들의 보호에 나서는 한편, 간호사에게 불법 지시를 강요한 의료 기관을 추가로 신고하는 방안 역시 검토할 계획이다.
17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간호법 관련 준법투쟁 3차 진행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간협은 불법 진료에 반대하고 신고를 한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협박, 회유, 폭언 등 부당한 대우가 발생하고 심할 경우 권고사직을 종용당하는 등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간협은 지난 5월 준법투쟁에 돌입한 이후 온라인 불법 진료신고센터를 설치해 불법 의료 행위를 지시한 의료기관과 불법 진료 내용을 익명으로 접수했다.
김영경 회장은 "협회에서 운영하는 불법 진료 행위 신고센터에 1만여건이 넘는 신고들이 접수됐다"며 그런데도 "현장의 상황은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 되려 불법 진료 행위 초반에 있었던 따돌림이나 위협, 겁박 등에서 더 나아가 실제 부당해고로 이어지는 피해 사례도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17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 대강당에서 '간호법 관련 준법투쟁 3차 진행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은 최훈화 대한간호협회 정책전문위원과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 2023.08.17 dosong@newspim.com |
최훈화 대한간호협회 정책전문위원은 "지금까지 보고된 부당해고 사례는 총 6건"이라며 "그중 2명을 현재 섭외를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현장 증언에서 경상남도 종합병원 A 간호부장은 "직원에게 의사가 작성해야 하는 장기 요양 의견소견서를 맡겼다. 이에 언론에 제보하는 등 이의를 제기했는데도 지역 보건당국은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식이었다"며 "이후 간호부장인 나를 회의에서 배제하고 업무용 컴퓨터를 압수한 뒤 구두로 해고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간협은 불법 진료 거부로 피해를 본 간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 전문위원은 "불법 진료 신고 센터와 준법 투쟁으로 자문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자문센터 구축하겠다"며"또한 해고된 회원들에 대해 여성 노동 법률지원센터 등 노동 법률 단체와 함께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부당해고 공제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간협은 17일 기자회견이 발표 이후부터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법·노무 자문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간협은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국민신문고에 불법 의료 행위를 지시한 의료 기관 81곳을 신고한 지 50일이 지났지만 별다른 권익위의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6일부터 권익위 국민신문고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이라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협회 대표자가 연락하면 알려주겠다(7월 18일)", "(법률 및 판례 검토를 위해) 81개 의료기관의 내용을 정리하고 분류 중이다(8월 11일)"며 신고한지 5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확답을 주지 않은 상황이라고 간협은 전했다.
간협은 "권익위는 현장 개선하고 개선해야 하는데 (신고를) 50일째 계류한 건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대한간호협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과 불법진료, 불법의료기관 퇴출을 위한 수요 집회를 열고 있다. 2021.12.15 kilroy023@newspim.com |
한편 간협이 지난 5월부터 개설한 온라인 불법 진료 신고센터에는 지난 11일까지 총 1만4590건이 신고됐다. 간호사에게 불법 의료행위를 강요한 병원의 실명을 신고한 건수와 불법 사례도 지난 6월 26일 364개 기관, 8467건에서 386개 기관, 8942건으로 각각 22개 기관, 475건이 늘어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69개 기관 246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60개 기관 1753건 ▲부산 29개 기관 813건 ▲대구 28개 기관 542건 ▲경남 26개 기관 604건 ▲경북 26개 기관 277건 ▲인천 21개 기관 489건 ▲전남 21개 기관 174건 ▲충남 18개 기관 210건 ▲광주 16개 기관 209건 ▲강원 16개 기관 197건 ▲충북 16개 기관 142건 ▲대전 12개 기관 415건 ▲전북 11개 기관 272건 ▲울산 11개 기관 204건 ▲제주 4개 기관 56건 ▲세종 2개 기관 123건 순이다.
김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간호사 준법투쟁 관련 "62만 간호인과 함께 안전한 근무환경과 의료기관 현장에서 불법 진료 행위가 근절되고 간 호사의 업무 범위가 명확해질 때까지 준법투쟁을 계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면서 "의료현장에서 법의 모호성을 이용한 불법 진료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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