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이 25일 전격 해임됐지만, 중국 당국은 26일 오전까지 해임 배경을 설명하지 않고 있다. 26일 중국 관영매체들 역시 친강 해임 소식을 짤막하게 팩트만 전할 뿐, 아무런 해설기사를 내놓지 않고 있다. 때문에 친강 해임을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외교부장은 장관급의 중요 보직이다. 막중한 책임을 지는 보직의 인사가 해임된 만큼, 해임 배경에 중대한 잘못이나 혹은 범죄사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건강상의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달초 친강의 건강상 문제를 거론했지만, 건강문제라면 당국이 해임원인을 밝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각에서는 친강이 과도하게 많은 내부정보를 타국 외교관에게 누설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20년 이상 직업외교관으로 근무한 친강이 국가기밀을 누설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반론이 존재한다.
또한 친강이 주미대사로 근무할 때, 모종의 잘못을 저질렀으며, 이로 인해 미국 혹은 서방국가에 약점을 잡혔을 수 있다는 추론도 나온다. 그가 약점을 잡힌 나머지, 외교부장 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는 예상이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
친강의 불륜설은 중화권 매체에서 이달 들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소재다. 친강이 홍콩의 한 아나운서와 불륜관계를 맺어왔으며, 이 아나운서가 미국 정보당국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소문의 골자다. 해당 소문에는 홍콩 아나운서의 실명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지만,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이 팩트로 공개된 바는 없다.
친강은 외교부장에서 면직된 만큼, 향후 국무원 국무위원 직위에서도 면직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 자격도 박탈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심각한 경우라면 당원 자격마저 박탈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친강의 위법행위 혹은 고위공직자 신분으로서 부적절한 처신 등이 공개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중국 당국이 해임 원인을 밝히지 않는한, 친강 해임을 둘러싼 설왕설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사건은 친강 개인의 잘못 여부와는 상관없이, 중국 거버넌스의 폐쇄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중국이 국제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친강이 주미대사 시절인 지난해 7월 미국의 한 포럼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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