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지역상생 관계 파탄 강력 규탄
"상생 아닌 돈 선택, 민영돈 총장 주범"
경영진에 가처분 소송 요청 등 강력 대응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조선대학교가 개교 이후 처음으로 시중은행(신한은행)에 주거래 은행을 맡긴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사업자 선정에서 2순위로 밀린 광주은행 노동조합이 가처분 소송을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광주은행지부(광주은행 노조)는 7일 성명서를 통해 "조선대가 공개경쟁입찰을 핑계 삼아 50여년간 유지해 온 지역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무시하고 지역 인재 양성과 상생을 저버리며 돈을 선택했다"고 규탄했다.
광주은행 전경 [사진=광주은행] |
이어 "교육부로부터 사업비를 따내기 위해 지방을 강조했지만 정작 지방 금융권에 대한 배려는 하나도 없는 이중잣대의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영돈 총장은 지역과의 공생을 파괴한 주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처음 경쟁일찰을 도입한 조선대는 지난 5일 주거래 은행 사업자 지정에서 신한은행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바 있다. 조선대는 그동안 광주은행에 주거래 은행을 맡겨왔다. 광주와 전남 등 지역 20여개 대학 중 목포대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방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조선대는 경쟁입찰을 위해 '주거래 은행 지정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정성평가(54점) 비중이 다른 국립대와 달리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21년말 경쟁입찰을 진행한 전남대의 경우 정성평가(금리, 협력사업 등) 배점은 27점에 불과하다.
정성평가는 사실상 협력사업비 규모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조선대 경쟁입찰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경쟁입찰에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신한은행은 75억원, 2순위로 밀린 광주은행은 63억원의 협력사업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 노조는 "지방은행이 유리한 항목인 지역사회 기여 실적은 통째로 삭제됐으며 돈과 관련된 정성평가 비중이 무려 54점(협력사업 30점)으로 돈 많이 주는 은행을 선정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행 직원 중 조선대 졸업생은 426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26%이며 최근 10년간 당행 인턴 채용 인원 1671명 중 839명이 조선대 인턴으로 전체 비율의 50% 이상이다. 50여년간 유지해 온 광주은행과의 신뢰관계가 결국 돈으로 인해 파탄 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질타했다.
노조는 은행 경영진에게 주거래은행 선정 가처분 신청을 강력히 요청하는 등 끝까지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조선대는 학생 2만7062명(대학원생 포함), 교직원 2205명에 달하며 연간 수입액은 약 3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법인카드 사용액은 160억원이며 예금 평균 500억~600억원, 정기예금액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