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승인 받지 않고 설계도와 다른 시공 진행·시정통지 무시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조세포탈·배임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지우종 전 대명종합건설 대표가 주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이성복 부장판사)는 8일 주택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전 대표와 대명종합건설 주식회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
앞서 지난 2018년 울산광역시 호수공원 A주택건설사업의 시공사였던 이들은 주택건설사업계획의 변경승인을 받지 않은 채 아파트 보육시설 바닥의 단열재를 기존 계획이었던 두께 40mm와 다른 두께 30mm로 시공했다. 이후 시정통지를 받았음에도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했고 결국 주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지 전 대표 측은 "당초 계획과 달리 시공한 부분은 감리자의 승인 내지는 묵인 아래 현장상황에 맞춰 변경된 경미한 사항으로 사전 변경승인 없이 변경 시공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감리자가 현장상황을 무시하고 당초 설계도면대로 재시공하도록 시정통보한 것은 현저히 부당하므로 피고인들이 이에 응하지 않고 공사를 계속한 행위가 주택법 위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아파트 보육시설 바닥 단열재의 두께 변경은 주택법에서 정한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설령 감리자가 시정통보한 내용이 사업승인권자의 변경승인을 요하지 않는 경미한 사항에 해당하거나, 시공사로서 시정통보의 합리성과 타당성에 다소 의문을 품을 만한 정황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초 설계도에 따라 재시공하라는 내용의 통보가 당연무효라거나 위법한 것이라고 곧바로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시공사로서는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지 전 대표는 조세포탈·배임 등의 혐의로도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 '루첸'으로 유명한 대명종합건설은 창업주인 지승동씨의 회사 지분이 아들인 지 전 대표 등에게 편법으로 승계된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곳이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