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1분기 영업익 5157억원...61.3% 감소
정제마진 올 들어 1월 10달러대→2달러대로 '뚝'
석유화학사업 부문 선방...정유부문 '암울'
정유사, 2분기 정제마진 하락으로 '흐림'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정제마진 하락으로 정유업계가 '울상'이다. 지난해 고유가 행진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달리 암울한 실적을 내놓고 있어서다.
에쓰오일(S-OIL)은 27일 올 1분기 영업이익 515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매출은 9조776억원으로 전년대비 2.3% 줄었다. 정제마진 하락이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2.5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2달러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27일(2.46달러)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지난해 6월 29.5달러까지 찍었던 정제마진이 하반기 들어 갑자기 급락하다가 올 들어 1월 넷째주 13.5달러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다시 7달러대로 하락하다 4월 들어 2달러대로 떨어졌다.
[서울=뉴스핌]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것을 의미한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이를 휘발유, 경유 등으로 만들어 파는데, 정제마진이 높으면 정유사 이익도 높아지는 구조다. 통상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4∼5달러를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다른 정유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0%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82.2%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정제마진이 상승해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에 있어서 개선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윤활유 부문은 판매량 감소와 판가 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2분기 정유업계의 전망은 더 암울하다. 4월 들어 정제마진이 2달러대로 '뚝' 떨어져서다. 에쓰오일은 2분기 정유부문의 경우 정제마진이 하향 조정됐지만 정유사들의 정기보수로 그나마 유지될 것으로 관측됐다. 폴리프로필렌(PP)와 폴리에틸렌(PO)시장은 중국과 동남아 신규 공장 가동으로 공급 증가가 이어지지만 중국 리오프닝 등에 의한 수요 개선으로 점진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정제마진 회복으로 업계에선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4월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효과가 지속되지 못하고 정제마진이 더 떨어지면서 2분기에는 적자를 걱정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의 공식판매가격(OSP)상승과 2분기 정제마진 급락으로 실적이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