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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국채지수 편입 불발…금융시장 선진화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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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SE러셀, 한국 WGBI 관찰대상국 유지
"법 개정 등 조치 필요…제도개선 효과 점검"
정부, 9월 WGBI 편입 재도전…"최선의 노력"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조기 편입이 불발됨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금융시장 선진화' 기조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지난 9월 WGBI 관찰대상국으로 등재됨에 따라 올해 3월 조기 편입을 추진했지만, 추가 검토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숙제를 받았다.  

◆ 韓, WGBI 관찰대상국 지위 유지…금융시장 선진화 제동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WGBI를 관리하는 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 러셀(FTSE Russell, 이하 FTSE) 러셀은 지난달 30일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통해 "한국을 잠재적으로 시장접근성 상향 조정(레벨1→레벨2) 가능성이 있는 관찰대상국 유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국가별 시장접근성은 레벨 0~2로 구분되며, 레벨2 국가만 WGBI 편입 가능하다. FTSE의 발표는 한국의 WGBI 편입을 유보한다는 의미다. 

FTSE는 매년 3월과 9월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시장접근성 상향 및 WGBI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처음으로 등재된 바 있다. WGBI는 24개 주요국 국채들이 편입 '선진 채권지수'이자 추종자금 규모만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채권지수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국 중 WGBI에 편입되지 않는 국가는 한국과 인도 두 나라뿐이다. 

[사진=FTSE러셀 홈페이지] 2023.03.31 kwonjiun@newspim.com

FTSE는 한국 정부를 WGBI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하며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국이 2022년부터 2023년 초까지 외국인 투자 이자·양도소득 비과세 시행, 국제예탁결제기구 국채통합계좌 개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IRC) 폐지, 외환시장 구조개선 등 시장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중 최근 시행된 조치가 있는 반면, 법 개정 등이 필요한 과제도 있으며, 앞으로 시장 참여자들과 함께 제도개선과제들의 효과 여부를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FTSE 입장을 종합해보면, 이번 WGBI 가입 유보는 한국 정부가 편입 요건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평가해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해볼 수 있다.

이번 FTSE의 발표로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시장 선진화 기조에 당장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정부는 국채시장 선진화 및 국채 수요 기반의 강화를 위해 선진 채권의 기준으로 인식되는 WGBI 편입을 추진해왔다. 전국가들은 한국이 WGBI에 최종 편입되면 최대 70조원 안팎의 자금이 한국 국채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자금이 늘면 정부의 국채 발행금리가 하락되고, 이자부담도 자연스레 줄어든다. 

정부는 이번 FTSE 발표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한 일종의 '시험대'로 여기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FTSE 발표를 부정적 또는 크게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여진다"면서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첫 평가인 만큼, 모의고사를 본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부, 올해 9월 WGBI 편입 재도전…"법·제도 추가 개선" 

정부는 이번 실패를 발판삼아 오는 9월 WGBI 편입 재도전에 나선다. 앞으로 남은 과제에 대해서는 입법 또는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FTSE가 제시한 WGBI 편입요건 중 외국인 투자 이자·양도소득 비과세에 대한 부분은 이미 정부가 제도 개선을 마쳤다. 앞서 한국 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대해 양도소득세와 이자소득세 비과세 조치를 지난 10월 17일부터 전면 시행한 바 있다. 

또 올해 상반기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을 거쳐 외국인 투자자등록제(IRC) 연내 폐지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발표한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에 따라 올해 중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와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외환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 시행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외에 나머지 제도 개선 사안도 입법을 준비한다든지 하면서 좀 더 구체화된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언급된 4가지가 FTSE가 요구하는 절대 조건은 아니라고 보고, 가입 가능성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있는 방법들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달러화 위에 놓인 영국 파운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FTSE가 관찰대상국 선정 이후 지수 편입검토 기간만 최소 6개월 이상 소요한다는 점도 9월 편입 가능성을 높여준다. 

기재부가 예시로 제시한 국가들의 WGBI 편입사례를 살펴보면, 중국은 2019년 3월 관찰대상국 등재 후 2021년 3월 WGBI 편입이 결정됐다. 또 스위스는 2021년 9월 관찰대상국 등재 후 현재까지 WGBI에 편입되지 못했다. 즉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최종 편입까지는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소요된다는 의미다. 

기재부 관계자는 "FTSE 보고서를 보면 FTSE가 한국 정부의 WGBI 가입 여부를 계속 체크해본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관찰대상국으로 남아있는 동안에는 당연히 가입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이고, (WGBI 가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판단해 오는 9월 가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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