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KAI 사장 "주가 2배 넘게 뛰어야 하는..."
홍보비 예산 문제 등 거론...실적 상승 주가는 후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 올 들어 30% 상승
한화, 방산·우주산업 등 관련 ETF 상품 출시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방산업계가 실적과 반대되는 주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주들의 원성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사주를 가지고 있는 방산업계 종사자 조차 주가하락으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기업가치가 너무 저평가됐다"며 "주가가 2배 넘게 뛰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실제 지난해 6만원대까지 웃돌던 KAI 주가는 이달 들어 4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강 사장은 주가가 낮은 배경 중 하나로 홍보 부족을 꼽았다. 강 사장은 "경쟁업체들은 대기업으로 홍보비 예산이 우리와 비교해 10~20배나 많다"며 "반면 KAI는 준공기업으로 회사가 크지 않아 홍보할 기회가 없는데 대신 향후 비전을 달성하면서 기업가치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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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 가운데 주가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기업은 KAI 뿐만이 아니다. 현대로템 주가는 올 들어(1.2~3.20) 7.3% 하락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 주가는 20%나 주저 앉았다. KAI 주가 역시 올 들어 11% 하락했다.
반면 나홀로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방산업체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올 들어 30%나 상승했다. 이달 들어 9만70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10만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천무, 레드백 등 각종 장갑차, 천마 등 방공 체계와 항공엔진부품, 우주발사체 등 지상에서 항공우주까지 전 영역을 영위하고 있다. 다음달 정밀유도 무기를 생산하는 한화 방산부문을 합병하는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사업을 한데 모아 규모를 키우고, 우주사업과 도심항공교통(UAM) 사업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막바지에 이르면서 방산사업 규모는 한 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로스페이스의 주가 상승 이유에는 방산 수주 소식도 있지만 전 계열사의 전방위적인 지원도 빼놓을 순 없다. 한화 금융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은 올 1월 'ARIRANG K방산Fn' ETF(상장지수펀드)를 코스피에 상장시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한화시스템 등 방산 계열사 시너지를 모아 금융상품을 출시한 것이다. 출시 한 달만에 순자산 200억원을 돌파했다.
또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우주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ARIRANG 우주항공&UAM iSelect'도 만들었다. 이 상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기업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관련 금융상품 출시로 방산 계열사에 대한 원활한 자금조달은 물론 홍보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의 경우 계열사 전방위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금융 계열사가 방산 관련 펀드나 ETF 등을 만들어 주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홍보 효과도 누리는 등 주가관리에 더 수월한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