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김기현, 혼자 힘으로 설 수 없어"
천하람 "보수, 난방비 국민 삶 챙기고 있나"
황교안, 모두 까기..."적합한 사람 뽑아야"
김기현 "대통령과 협력, 대통합이 요건"
[서울=뉴스핌] 김은지 지혜진 윤채영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3일 오후 제주에서 열린 3·8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 참가해 '4인 4색' 표심을 호소했다.
전국 합동 연설회가 제주에서 시작된 가운데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안철수 후보는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에 대한 날을 세우며 총선 승리의 적임자를 자처했다. 천하람 후보는 경쟁주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기보다는 민생 현안인 난방비에 대한 우려 등 보수 정당의 책임을 강조했다.
황교안 후보는 상대주자들을 겨냥한 '모두 까기' 전략을 통해 자신이 정통 보수의 가치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후보는 당정의 협력, 당의 대통합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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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황교안(왼쪽부터), 천하람, 안철수,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2.10 pangbin@newspim.com |
4명의 당대표 후보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제주 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했다.
우선 안 후보는 자신과 양강구도를 형성 중인 김 후보를 겨냥해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당 대표"와 "힘 빌려 줄 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당대표"라고 수식했다.
안 후보는 "이런 당 대표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면서 "당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면, 이런 당대표로는 결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이렇게 부끄러운 당대표를 원하시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민과 당원이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당 대표 적임자인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저와 김기현 후보는 더 많은 토론으로 경쟁해야 한다"라고 했다. 안 후보는 "시간, 장소, 방식 상관없이 다 좋다"라며 "김 후보가 자신 있다면 다른 사람 뒤로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오직 실력으로 저와 대결하기를 요구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안철수가 이긴다"라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어서 연단에 오른 천하람 후보는 "딱 한가지만 말씀드리겠다"라며 "말씀드리고 싶은 주제는 보수의 책임"이라고 했다.
천 후보는 "난방비 요금을 받아보시고 깜짝 놀라시고 어디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나 걱정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물론 어려운 계층에게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국민의 어려움을 모두 없애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힘의 삶과 국정을 책임지는 보수 정당이 더불어민주당처럼 빚만 늘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 하에서 국민의 삶을 챙기고 있는지, 세심하게 챙기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곳 제주에 사는 아버지가 내 아들의 난방비와 학원비 사이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면은 그 고민은 천하람의 고민이 될 것"이라며 "그 고민은 국민의힘의 고민이 되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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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사무실 복도에 제3차 전당대회 포스터가 붙어 있다. 2023.02.13 leehs@newspim.com |
황 후보는 "우리가 지금 뭘 뽑으려 하는가. 우리 당의 대표를 뽑으려고 한다"며 "그러면 정통 보수 가치에 적합한 사람을 뽑아야 히지 않는가. 오늘 제가 그런 관점에서 우리 후보 세 분이 계시는데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다"라고 했다.
황 후보는 천 후보를 향해선 "''박정희는 평가할만한 대통령이 아니다'는 맞는 말인가. 김대중은 큰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웠고, 천찍XX(천하람 찍어야 자유로운 정치발언 지킵니다의 줄임말) 정말 기가 막힌다. 우리당의 정체성과는 차이가 많이 있지 않은가"라며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다"라고 맹폭했다.
안 후보에게는 "다 아시는 것처럼 새정치민주연합 또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여러당을 많이 만들었지만 자신이 만든 당마다 망가뜨렸다. 그리고 다시 우리 국민의힘으로 들어왔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내가 뻐꾸기라고 얘기한다. 통일혁명당(통혁당) 간첩 사건 아시냐. 주범 신영복을 위대한 지식인이라고 칭송했고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딨냐고도 했다"라고도 지적했다. 황 후보는 "간첩이 없냐. 이런 안 후보가 어떻게 지금 정통 보수정당의 당대표가 될 수 있나. 안 후보는 보수의 가치를 좀 체화할 시간이 필요해서 그래서 지금은 아니다"라고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 후보를 향해서는 "보수는 깨끗해야 하는데 요즘 KTX 울산역세권 연결도로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 않느냐.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면서 "만약에 잘못되면 우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처럼 되는 것이다. 의혹 해소 없이 만약 당대표가 된다면 우리 당도 민주당처럼 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김 후보는 당대표 후보 중 마지막인 4번째 연설자로 나섰다. 김 후보는 "저는 야당-여당-야당-여당을 왔다갔다 하면서 정치를 했고 당 지도부에서 직접 뛰었던 사람이다"면서 "야당은 말로 정치하고 여당을 비판하면 되지만, 여당은 말로 정치하는 것이 아닌 일로 정치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하는 것을 보면서 비판해야 하지만 그 비판만으로는 절반밖에 이기지 못한다"면서 "나머지 절반은 일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고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손발이 잘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통령과 자꾸 어긋난 길로 가고 당정 분리라고 하면서 당 지도부가 대통령을 견제해야 된다 하면 야당을 해야지 우리가 왜 여당을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여당-야당-여당을 왔다갔다 하며 당 지도부를 하고 울산광역시장으로서 종합 행정을 해본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다. 우리는 대통령과 공조와 협력을 해야 하는 부부관계와 같은 것이지 따로 떼어놓고 사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을 '대통합'하는 것이 당대표의 마지막 요건이라고 외쳤다. 김 후보는 "당의 연대와 포용, 탕평을 통해서 하나 되게 하는 후보가 누구냐. 대통령 선거 당시 우리 원팀 만들었던 것을 기억하느냐"라고 당원들에게 물으며 "그 실력으로 당을 하나 만들 자신이 있다"고 했다.
한편 3·8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는 오는 14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이어진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