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금 금리 하락 영향...더 내릴 수 있어
조달비용 부담에 고금리 예금 상품 출시 어려움도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저축은행 예금 금리는 하락세다. 금리 경쟁 상대인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고, 올해 영업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 인하 기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93%로 집계됐다. 지난 11월 말 5.53%로 연고점을 찍은 평균 금리는 두 달 만에 0.6%포인트가 하락해 4%대로 내려왔다.
이는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영향이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대표 상품금리는 모두 연 3% 후반(3.67~3.95%)이다. 지난해 12월 초까지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연 5%대의 정기예금 상품을 제공했지만,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경쟁 자제 권고로 예금 금리를 줄줄이 내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금리를 올릴 땐 저축은행들이 자금 유출 등을 고려해 (예금 금리를) 올렸는데 은행들의 수신금리가 떨어지면서 저축은행들도 금리를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연 5.2%였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8%로 낮췄다. 키움저축은행과 참저축은행, BNK저축은행도 이날부터 1년 정기예금 금리를 0.2~0.3%포인트 내려 4.6~5.0%로 하향 조정했다.
채권시장의 안정화로 은행채 금리가 내려가면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 하락은 이어질 수 있다.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주로 은행채 1년물 금리를 반영해 책정되는데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일 은행채(AAA급) 1년물 금리는 3.774%로 지난해 11월 5.107%까지 치솟았다가 떨어졌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금 시장 안정으로 우량한 은행채와 회사채 등의 스프레드 축소가 나타났고 올 초 한국 채권시장은 주요국 대비 빠른 금리하락 속도를 보인다"며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정점"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조달 비용 부담이 여전히 큰 만큼 고금리 상품을 내놓기엔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고객 예‧적금으로 자금 조달을 하는데 고금리 시대에 자금 조달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이라며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올리기엔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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