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1Q '적자 전환' 전망
증권가 "상반기 수요 바닥 예상...저점 매수 기회로"
"반도체 강세, 경기하강사이클 종료 시그널" 분석도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역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증시에서는 반도체주가 상승 랠리를 보이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연초 대비 10%대 반등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지수가 경기를 선행하는 만큼 올해 상반기 중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KRX반도체 지수는 연초 대비 9.67% 상승했다. 전체 지수 가운데 은행·증권·금융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이 높아지며 경기민감주인 반도체 관련주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반도체 관련주의 반등은 외국인들의 귀환과 관련이 높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 종목을 3조5295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1조705억원, SK하이닉스는 3970억원 가량 사들였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8일까지 9.22%, SK하이닉스는 13.47% 올랐다. 최근 반도체 시장의 업황을 고려하면 정반대의 결과다. 지난 6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대로 예상된다. 이는 당초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예상치 평균)였던 6조9245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업 전망도 밝지 않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PC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분기 대비 10~15%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 축적과 가격 하락 여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반도체 수급개선 기대감이 현 주가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2분기 D램, 낸드플래시 수요부진과 재고 급증에 따른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반등한 이유는 반도체 주가의 경우 업황을 최소 6개월 이상 선반영하기 때문에 상반기 실적악화 전망은 현 주가와 상관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상반기 고객사 메모리 재고가 감소하는 동시에 제조사의 재고는 2분기 정점이 전망되고 D램, 낸드 가격하락 폭도 1분기부터 둔화가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컨센서스 하단 실적을 고려하면 시장의 실적 하향조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보여 이들 기업의 주가는 1분기에 바닥을 형성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위) SK하이닉스(아래) [사진=뉴스핌DB] |
반도체 강세의 의미를 달러 강세 시대 종료와 경기하강 사이클 후반에 들어섰다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중반부터 2022년은 달러화 강세로 인한 글로벌 경기하강 사이클이 나타났다"며 "올해는 비달러화 지역의 강세에 의한 경기저점 통과 및 회복구간의 출현 시기다. 이를 반영해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국내 증시에서의 반도체 강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경기사이클을 보면 글로벌 경기하강 사이클 후반에 삼성전자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났다"며 "밸류에이션 최저구간에서 경기하방 압력의 가중은 경쟁사들의 고통이기에 삼성전자의 밸류 하방을 지지하는 원천이 되고, 경우에 따라 중앙은행의 태도 변화가 나타나면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도 조금씩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황이 더 나빠져도 유리, 좋아진다면 밸류회복인 셈"이라고 부연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는 향후 6개월 이후의 반도체 수요와 업황을 미리 알려주는 경기 선행지표들과 동행한다"며 "3분기부터 분기 실적 회복에 따른 주당 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올해 말 반도체 주식 주가는 현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주가 하락 시에는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