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퇴진 놓고 관치금융·낙하산 논란 가중
외부설 기업은행장에 내부 출신 발탁…관치 논란 희석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윤석열 정부 취임 첫해 임기가 만료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이 대거 교체됐다. 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용퇴 형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농협금융 낙하산 인사와 함께 정부의 관치금융, 외풍 논란으로 번졌다. 시중은행장들도 대거 세대교체가 이뤄졌지만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기업은행장의 경우 3년 만에 내부발탁을 통해 낙하산 논란을 희석시키는 모습이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중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예정이고 중순 경에는 BNK금융지주 회장의 윤곽이 드러난다.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당국 수장들이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BNK금융지주는 김지완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금융권 첫 관치금융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손 회장과 우리금융 이사회는 징계 취소 소송 여부, 대응 방안 등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인데, 금융권에서 손 회장 자리를 노리는 전직 금융당국 수장 출신 여러 관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앞서 연말 금융권 CEO 수장 인선에선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이석준 전 전 국무조정실장이 낙점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석준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를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특별고문을 지내면서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꼽혔다.
이 회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서 자신을 둘러싼 관치 금융 및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제가 안고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성과 등으로) 보여주겠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을 코앞에 두고 '용퇴'를 결정하며 바톤을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넘겼다. 조 회장은 사퇴 이유로 지난 6년간 신한금융을 이끈 수장으로서의 '총괄 책임'과 '세대교체'를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 외압설 등 추측이 난무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금융지주 회장 후속으로 이어진 은행장 인사에선 내부출신이 발탁되며 관치·낙하산 논란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다. 특히 정부가 임명하는 기업은행장은 외부 출신 인사설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은 3년 만에 내부출신인 김성태 전무를 발탁하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또한 금융당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농협은행장도 권준학 은행장이 연임에 실패했지만 내부출신인 이석용 농협중앙회 본부장이 선임됐다.
한편 5대 은행 중에선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이 신임 행장으로 선임됐다. 이 행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통합한 옛 외환은행 출신 첫 행장이다. 첫 외환은행 출신 행장이라는 점에서 하나금융그룹 내 통합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신임 신한은행장은 한용구 영업그룹 부행장이 선임됐다. 한용구 신임 행장은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적극적 릴레이션십과 강한 추진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