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배추 가격이 절반에 가깝게 떨어지면 뭐합니까. 김장 담그는 사람 자체가 없는데."
23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만난 채소가게 주인 A(80대) 씨는 수북히 쌓인 배추 포대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작년까지 1만 7000원 정도를 받던 배추가 만원까지 떨어졌는데도 배추를 찾는 손님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며 "배추 맛도 좋고 가격도 싼데 문제는 김장을 안하고 반찬가게에서 사먹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23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 야채가게에 배추가 쌓여있다. 2022.11.23 kh10890@newspim.com |
전통시장이 주요 대목인 '김장철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배추와 무 등 김장 재룟값이 지난해보다 저렴해졌지만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늘어나면서 배추를 사러 나온 소비자가 많지 않아서다.
같은 시장 상인인 박모(50대) 씨는 "예년에는 김장철이면 사람들로 북적북적했지만 젊은 사람들이 김장을 하는 방법도 모르고, 편한 것을 찾다보니 배추 가격이 떨어졌어도 더 이상 시장을 찾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에 따르면 배추가격은 포기당 3013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23% 저렴하다. 하지만 김장 속재료 가격이 오르고 있어 올해 김장 비용은 지난해보다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양동시장에서 만난 60대 주부 박현숙 씨는 "배추 가격이 많이 내리기는 했어도 부재료들이 비싸서 작년까지 80포기를 담그던 것을 올해는 20포기로 줄였다"고 밝혔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23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반찬가게에 김치를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11.23 kh10890@newspim.com |
이날 시장에서 만난 소비자 다수는 올해 김장하는 양을 줄이거나 반찬가게 등에서 김치를 사먹겠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반찬가게 앞에는 직접 김장을 담그는 것 대신 김치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반찬가게 사장 이영수 씨는 "배추 가격이 내린 것은 맞는데 부재료나 인건비 등 때문에 김치 가격을 못내림에도 예년보다 김치를 사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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