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혁신회의,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
손보사없는 금융그룹도 생보사 만들 수 있어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생명보험사들도 펫보험을 출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보험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펫보험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보험사에 대한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을 전향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했다. 1사 1라이선스 정책은 1개 금융그룹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각 1개씩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규제다. 이로 인해 손보사가 없는 금융그룹도 생보사에서 자회사를 만들어 펫보험 상품을 팔 수 있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펫보험은 그동안 손보사들이 판매해왔다. 가장 잘 알려진 상품으로는 삼성화재의 '위풍댕댕'이 꼽힌다. 위풍댕댕은 통상 손보사들이 기본적으로 보장하는 상해 입원·통원 수술비와 함께 골절 진단비, 깁스치료비, 상해흉터복원(성형) 수술비를 지원한다.
현대해상은 15일 반려견의 의료비, 배상책임 및 사망위로금을 종합보장하는 '건강한펫케어보험'을 출시했다. 펫보험 가입을 주저하는 원인이 되는 보장금액을 현실화해 실질적인 병원비 부담을 완화시킨 상품이다. 동물병원 치료비의 보상 한도를 1일 15만원에서 30만원으로 확대했고, 수술을 받은 경우 최대 250만원까지 보상한다.
반려동물 연관 사업은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6조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블루오션' 시장인 만큼 금융위의 이번 결정으로 생보사들이 펫보험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기존 종신보험 위주의 상품군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펫보험 출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추정치(743만2935마리) 중 펫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0.25%다. 일본 4%, 미국 10%, 스웨덴 30%, 영국 23%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국내 전체 가구의 약 30%라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양육자가 보험 상품을 알지 못하거나 해당 상품을 알더라도 보험료에 대한 부담과 만족스럽지 않은 보장 내용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보장 내용의 경우 반려동물 가입연령 폭이 넓지 않고 동물병원 진료비 수가의 표준화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병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상위원회 의원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보험사들이 펫보험 나이제한을 완화하고 정부는 동물등록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단속 및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 내부에서는 펫보험 확대 기조를 기회로 인식하고 경영 전략에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제반 환경의 변화를 기회요인으로 삼아 위험요인을 줄이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보험시장이 다시 활개를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