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판교 IDC 화재...리튬배터리 발화 주목
리튬배터리, 에너지 밀도 높지만 화재 위험성
KT, 2년전 IDC 화재 후 전체 납축전지로 교체
금융권, 데이터센터 화재 강한 납축전지 사용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SK C&C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 여파가 리튬이온 배터리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의 원인으로 리튬이온배터리가 거론되면서 화재 취약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운영하는 금융권도 데이터센터에 리튬배터리가 아닌 납축전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카오의 데이터센터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카카오와 SK C&C에 따르면 판교 데이터 센터 전기실 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불꽃)가 일어난 뒤 화재가 났다. 발화지점은 지하 3층 UPS(무정전전원장치) 3E-1 랙 주변인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는 전력 공급 불안정 등을 대비하는 비상용 전원 공급 장치다. 과거에는 대부분 납축전지를 사용했지만 최근엔 성능과 효율성 등을 이유로 리튬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주요 구성품인 리튬이온배터리는 기존 납축전지 대비 에너지밀도가 2배 이상 높다. 다시 말해 같은 부피와 무게 대비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납축 배터리는 무겁고 부피를 많이 차지해 에너지 밀도가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낮아 에너지 발생이 어렵다. 가격면에선 납축배터리가 좀 더 저렴하다.
[성남=뉴스핌] 박승봉 기자 = 지난 15일 오후 3시33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SK주식회사 인터넷 데이터센터 판교캠퍼스) A동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하 3층 무정전전원장치(UPS) 전기실 내 배터리 주변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시작된 것으로 1차 감식 결과가 나왔다. 2022.10.16 1141world@newspim.com |
통신업체 KT의 경우 지난 2020년 강남 IDC 화재로 먹통 대란이 있은 후 지난해 자사 KT클라우드가 IDC의 리튬이온배터리 전체를 납축전지 등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금융권은 데이터센터 안전을 위해 화재와 침수에 대한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진작부터 데이터센터에 납축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이번주 자체적인 데이터센터 점검이 있었는데 그 결과 납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리튬 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을 인지하고 다소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안전한 납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통제를 받는 금융업 특성상 클라우드로 운영되는 일반 기업의 데이터 관리 체계와는 조금 다르다. 금융권은 자체 데이터 전산센터 소유는 물론, 데이터 백업 및 데이터 분산 등이 필수다. 이 때문에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때도 카카오뱅크는 서울 상암동 LG CNS 데이터센터를 주전산센터로 활용해 핵심 기능 작동에는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카오톡과 관련된 서비스인 '카카오톡 친구에게 이체', '모임 통장 친구 초대' 등 기능 이용이 제한됐었다.
이 때문에 카카오의 당초 데이터센터 초기 구축부터 문제가 있었던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당국의 감식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번 카카오 먹통으로 열에 약한 리튬 배터리의 위험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데이터센터에 비교적 안전한 기존 납축전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IT서비스 및 클라우드 업체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대표적 위험성은 침수와 화재"라면서 "부피가 크고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단가가 낮고 무엇보다 열에 강한 납축전지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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