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근로자 사망사고로 기소, 안전조치의무 위반
현장소장은 1심 집행유예…"유족과 합의 등 고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해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 공사장에서 철근더미가 떨어져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계룡건설산업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공사 계룡건설에 벌금 1000만원, 하도급업체인 서원토건에 벌금 7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또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계룡건설 소속 직원 A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서원토건 소속 직원 B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 공사현장에 경찰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사진은 위 기사와 관련 없음. 2022.02.11 pangbin@newspim.com |
앞서 지난해 8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 현장에서는 지하 3층에서 작업을 하던 서원토건 소속 50대 근로자 C씨가 철근더미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무게 약 1.3톤의 철근망을 이동식 크레인을 이용해 지상 1층에서 지하 4층으로 내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철근망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수직 낙하했다.
현장소장으로 일하던 A씨와 B씨는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량물 취급 작업 시 안전성 시험을 거치지 않고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또 이동식 크레인을 이용해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공사 현장에 근로자의 추락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난간과 작업발판, 낙하물 보호망 등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계룡건설 등은 이들의 법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감독의무를 위반해 양벌규정으로 함께 기소됐다.
양 부장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에 대한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재해 발생의 경위, 피고인들이 마땅히 취했어야 할 안전조치의 범위와 그 위반의 정도, 피고인들의 지위, 피해자 유족과 원만히 합의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8일 같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추락사고에 대해서도 벌금형 등 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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