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일제히 법무부 등 성토...지지층 결집 시킬듯
"11월 중간 선거 승리 후 손보겠다" 별러
트럼프 재출마 오히려 더 확고해질 수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와 보수유권자들은 트럼프 지키기에 나섰고, 이번 압수수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 선언을 오히려 부추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FBI는 지난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이용하는 플로리다주의 마라라고 리조트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사법당국은 압수수색 이유와 성과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백악관에서 들고 나온 기밀 서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수사당국이 증거 확보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만약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가 봉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의 승리가 점쳐지는 11월 중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일제히 바이든 정부와 법무부를 질타하며 역공에 나섰다. 케빈 메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는 "법무부의 무기화된 정치화가 용인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공화당이 (11월 중간 선거에서) 하원을 탈환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법무부의 무기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수수색에 항의하며 제시했던 이슈다. 공화당 지도부도 이에 맞춰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도 이번 압수수색의 책임자로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과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을 지목하면서 이들의 책임을 따져 물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차기 대선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잠룡들조차 이에 가세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마라라고 리조트 습격은 정권의 정적을 겨냥한 연방기관 무기화의 또 다른 확대 사례"라고 비판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조차 레이 FBI 국장의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번 압수수색이 공화당은 물론, 보수파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킬 것이라면서 트럼프 진영에서도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측은 이번 압수수색을 둘러싼 반발을 할용, 공화당 지도부를 단속하고 FBI에 대한 응징을 내세워 대선 출마를 더욱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갈 것이란 관측을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재출마 가능성이 99%였다면 이제는 100%가 됐다"는 한 관계자의 전언도 소개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