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도 양극화 여전
고용부 "업종·특별 급여 영향"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지난해 임금 상·하위 20%의 격차가 월 582만원으로 확대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노동시장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21년 6월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임금 상위 20%가 받는 월 평균 임금은 755만3000원, 임금 하위 20%가 받는 월 평균 임금은 173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재작년 6월과 비교하면 상·하위 20%간 임금 격차는 17만원으로 확대됐지만 배수는 4.35배로 같은 양상을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에도 격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 최저임금 급증도 막지 못한 양극화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 비중을 줄였지만 격차를 줄이진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임기 5년(2017~2022년) 동안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에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크게 줄었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문 정부의 첫번째 최저임금이 적용된 2018년(7530원) 19.0%에서 이듬해 17.0%로 감소했고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며 작년 15.6%까지 도달했다.
임금 관련 주요 분배 지표 [사진=고용노동부] 2022.05.25 swimming@newspim.com |
2018년 최저임금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6.4%포인트(p) 오른 수준이며, 근로실태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20% 초중반 대를 머물던 저임금 노동자 비중을 줄이는데 영향을 미쳤다. 문 정부의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약 7.8%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하위 20% 격차는 오히려 확대된 셈이다. 더불어 개선된 상황 속에서도 임금 상위 20%인 5분위와 하위 20%인 1분위의 배수는 지난해와 재작년 모두 4.35배로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고용부 측은 상여금·성과급 등 특별급여가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음식·숙박업이나 디지털·소프트웨어, 정보통신 등 업종별 차이도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상여금 지급률은 전년 대비 0.6%p 상승했고, 정규직(62.1%)과 비정규직(22.2%) 모두 각각 0.6%p, 0.8%p씩 늘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상여금 차이는 39.9%p로 전년(40.1%p)보다 축소했다.
정향숙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임금 상위 20% 그룹인 5분위는 특별급여가 임금의 10% 내외를 차지하고, 최저임금 영향에서 벗어나는 업종간 영향 차이도 있어 격차가 확대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 비정규직 임금 늘었지만 정규직의 73% 수준 그쳐
지난해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평균 2만1230원, 비정규직은 1만5482원이다. 재작년 6월과 비교해 정규직은 2.4% 증가했지만 비정규직은 3.1%로 더 많이 증가했다. 이에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72.9%로, 전년 대비 0.5%p 늘어난 결과를 보였다.
근로시간은 비정규직이 1.4시간 늘어난 반면 정규직은 0.4시간 증가하는데 그쳤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에서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 2020.09.01 yooksa@newspim.com |
전체 노동자의 고용보험·건강보험·국민연금·산재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은 모두 90%를 웃돌았다. 다만 비정규직은 산재보험 가입률(97.6%)이 정규직(97.8%)과 비슷한 반면 고용보험 가입률은 76.1%에 그쳐 여전히 정규직(94.2%)과 큰 차이가 났다. 비정규직은 건강보험(66.4%)과 국민연금(63.0%) 가입률도 60%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전체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10.0%로 재작년과 같았다.
근로실태조사는 국내 3만3000개 표본 사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약 97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 등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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