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을=뉴스핌] 조재완 기자 = "또?"
성폭력 파문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보좌진 성추행 혐의로 제명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으로 지난해 재보궐선거를 치른지 1년 만이다.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터진 성비위 사건에 민주당도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1년 새 숱하게 터진 의원실 내 보좌진 성폭력 사건까지 꼽으려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아, '짤짤이 사건'. 잊어버릴 뻔 했다. 불과 2주 전 최강욱 의원이 당내 비공개 회의에서 동료 의원을 향해 공개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사건이다. 공개석상에서 이뤄진 성희롱 사건까지 더하면 민주당이 '인권'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당시 회의엔 상임위 소속 의원들 뿐만 아니라 보좌진까지 다수가 배석했는데, '함구령'이 떨어졌다.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그제서야 민주당은 조사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당 소속 정치인의 성폭력 사건이 드러날 때마다 대국민 사과를 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2년 전 '박원순·오거돈 성범죄 사건'이 터졌을 때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을 약속하고, 직장 내 상급자의 성 비위 사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번번이 약속하지만 비극은 반복된다. 왜 끊이질 않는지는 금새 깨닫게 된다.
짤짤이 사건 중심에 있는 최 의원은 사과문을 냈다.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오해했다면 미안하다."
박 의원이 제명된 직후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대선 A 의원이 꺼낸 첫 마디는 이렇다. "선거 앞두고 악재네요." 선거를 앞두고 터진 이번 사건은 그에게 악재다. 그럼 국민의힘에서 이런 일이 터지면 호재일까.
서울에 지역구를 둔 또 다른 B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선거가 꼭 20일 남은 이 시점에 왜 이런 일이 몰아칠까." 음모론이 작동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듯 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어떤 정치공학적 계산이 작동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이야기다.
당 지도부는 관련 사안들에 대해 즉각 징계에 착수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황급히 진화하려는 데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부디 이번 사건이 제명 처리나 지도부 사과 퍼포먼스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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