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상하이 코로나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고강도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면서 봉쇄가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사라지고 불안과 우울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 인터넷 매체 왕이(網易)에 따르면 위챗 데이터 수집 관련 공식 계정 자오루밍(照路明)이 4월 12~13일 상하이 주민 1021명을 대상으로 '상하이 주민 코로나 심리 상황'에 대해 조사했다.
우울증 선별도구를 활용해 응답자의 정서를 분석한 결과 상하이에 사는 10명 중 4명이 우울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주민의 짜증지수는 3.7점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42점보다 높았다. 불안지수는 3.6점으로 집계됐다.
5월 6일 상하이의 한 주민이 아파트 단지 봉쇄 장벽 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정부의 봉쇄 정책으로 자유로운 외출 및 모임이 제한되면서 사람 간 정서적 교감을 나눌 기회가 줄어들고 경제 활동에 제약을 겪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상하이 푸퉈(普陀)구에 사는 한 주민은 "코로나로 일을 하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며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해 투신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상하이 정신과 의사 이(李) 모 씨는 "봉쇄로 인해 억압과 공포,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지속되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쉽게 우울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 첫해인 2020년 전 세계 우울증 유병률이 25% 늘어났다고 지난 3월 발표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엄격한 사회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의 우울증 추정 환자의 비율이 높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 증가 우려도 제기된다.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지목된 우한(武漢)의 경우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1~3월 자살률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의 빅데이터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지수(百度指數)에 따르면 상하이 봉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3월 이후 '심리 상담'과 관련한 검색량이 크게 증가했다. 4월 바이두에서 심리 상담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해 4월보다 253% 늘었다.
3월 말부터 도시 봉쇄에 들어간 상하이는 애초 지난달 5일 봉쇄를 해제할 예정이었으나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한 달 넘게 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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