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대사 임명·서부 르비우서 대사관 업무 재개
프랑스 등 16개국, EU도 키이우 대사관 재개관
NYT "반러 감정 높은 국내에서의 정치적 홍보효과"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수도인 키이우(키예프) 대사관을 폐쇄했던 서방 국가들이 최근 잇달아 대사관을 재개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공략을 전쟁의 목표로 변경한 가운데, 서방 국가들의 대사관 재개관 움직임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앞서 24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미국 최고위급 인사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추가적인 군사적·외교적 지원을 약속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25일에는 미 국무부가 지난 2년간 공석이었던 우크라이나 대사를 임명하고, 가까운 시일 안에 키이우(키예프) 주재 자국 대사관을 정상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러시아가 최근 '2단계 작전'을 선언하고 우크라이나 동남부 돈바스ㆍ마리우풀을 중심으로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에 대한 경고의 수위를 높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블링컨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와의 회담 후 폴란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쟁 목표 측면에서 러시아는 이미 실패했고 우크라이나는 이미 성공했다"고 추켜세웠다.
영국과 캐나다도 이번 주 키이우 대사관을 재개관키로 했으며,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터키, 체코, 이란 등 16개국과 유럽연합(EU)도 러시아의 침공 전후로 폐쇄했던 키이우의 대사관 문을 다시 열고 속속 복귀했다.
미국은 그간 안보 상황을 봐가며 대사관을 재개관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는데, 이들 동맹들의 움직임에 동참함으로써 러시아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믿음과 지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한 관리는 "대면 약속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우크라이나로 (외교 인력이) 귀국하는 것이 띄는 상징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매일 점점 더 많은 타국 외교공관이 키이우에서 업무를 재개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믿는다는 증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앞서 9일 영국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키이우 시내를 활보하는 모습을 언론에 노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이 알려지며 서방 대중의 분노가 커진 상황에서 각국 정상이 우크라이나 방문으로 얻을 정치적 이점도 커졌다며 "서방 지도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연대감을 과시할 기회를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우 보안 요건이 매우 엄격해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