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징계 취소소송 1심 패소 뒤 항소 제기
"징계 효력 중단해달라"…2심 재판부에 신청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에 따른 중징계 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내정자(현 하나금융 부회장)가 항소심 재판부에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재차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함 부회장은 전날 항소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행정4-1부(권기훈 한규현 김재호 부장판사)에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하는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뉴스핌] 이성우 기자 =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하나은행 채용비리 관련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함 부회장은 이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2.03.11 11 seongu@newspim.com |
함 부회장은 1심 소송에서도 연임과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문책 경고)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당시 법원은 함 부회장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징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함 부회장에 대한 징계 효력은 내달까지 중단되나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직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기 때문에 회장직 수행을 위한 집행정지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은행은 2016년 5월 경부터 영·미 CMS금리(장단기 이자율 스왑)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하나금융투자 발행의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DLF를 판매해 왔다. DLF는 최대 원금의 100%까지 손실을 볼 수 있는 수익률 대비 지나친 고위험 때문에 증권사들조차 출시하지 않는 최고위험등급의 상품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지난 2020년 3월 하나은행에 사모펀드 신규판매 부분에 대한 6개월 업무 일부 정지 제재를 내리고 과태료 167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또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DLF 상품을 불완전 판매하는 과정에서 은행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의무를 위반했다며 당시 하나은행장이던 함 부회장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함 부회장 등은 중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함 부회장 등의 DLF 불완전 판매 책임을 인정하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증거들에 의해 대상계좌 886건 모두 불완전 판매를 인정했다"며 "그 과정에서 하나은행과 함영주 당시 은행장 등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또 "불완전 판매로 인한 손실규모가 막대하다"며 "원고들이 투자자 보호의무를 도외시하고 기업이윤만을 추구하는 모습은 은행의 공공성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와 신의를 저버린 것이므로 임원진은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함 부회장 등은 1심 선고 당일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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