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3년 연속 20% 성장세 예상
공정 미세화, 갈수록 수율 확보 어려워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올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수율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전 세계 파운드리 매출이 1321억달러(한화 약 164조4000억원)로 지난해보다 약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만 따지면 지난 2019년 21%, 2021년 26%에 이어 올해도 20%대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지난 2019년 3분기부터 반등을 시작해 매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해 오고 있다.
[표=IC insights] |
IC인사이츠는 "올해도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20%대 성장을 지속하면서 역대 가장 강력한 3년의 성장 기간을 기록할 것"이라며 "향후 5년 동안 순수 파운드리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파운드리 시장의 고속 성장 속에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TSMC의 수율 확보 경쟁도 한껏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파운드리 수율 개선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은 생산 제품 중 결함이 없는 합격 품질의 제품 비율을 말한다. 가령, 수율이 50%라면 생산 제품 2개 중 1개 꼴로 합격품을 생산한다는 뜻이다. 반도체 공정은 미세해질수록 수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가 수율 문제를 겪고 있는 공정은 최첨단 4나노(10억분의 1m) 공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 수율을 35%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 글로벌 1위인 TSMC는 약 70%로 예상된다. 똑같은 물량을 생산하더라도 삼성전자가 합격품을 뽑아낼 수 있는 비율이 TSMC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미국 퀄컴이 삼성전자에 3나노 공정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탁생산을 맡기려던 계획을 바꿔 TSMC에 위탁생산을 맡겼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진행된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공정 미세화 복잡도 증가로 초기에 안정적인 수율 확보 난이도가 상승한 건 사실"이라며 "연구소와 사업부 역량을 모아 선단 공정 수율을 조기에 개선하기 위한 방안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인정한 바 있다.
3나노 공정 역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TSMC가 3나노급 N3e 공정의 양산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해당 공정의 진행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지면 내년 3분기에서 2분기로 당겨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TSMC 역시 수율 문제로 양산 일정을 늦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에 대한 첫 경영진단에 돌입하는 등 공정 수율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율 문제에 자칫 발목을 잡힐 수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TSMC 역시 수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줄줄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 파운드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TSMC 중 누가 3나노 공정 양산 전까지 얼마나 높은 수율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