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째 공매도 집중... 오미크론 확산에 주가 뚝
관광 수요 이연되자 증권가 실적 전망치도 줄하향
"단기 모멘텀 없으나 여행 재개 시 기대감 유효"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호텔신라가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관광 수요 회복이 요원해지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도 호텔신라의 이익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며 단기간 내 반등 모멘텀을 찾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매매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호텔신라였다. 지난 21일 기준 호텔신라의 거래대금은 197억7344만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36.67%에 달하는 72억5192만 원이 공매도 거래였다. 지난 10일에는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공매도 매매가 절반(49.74%)에 이르기도 했다.
면세점 [사진 신화사=뉴스핌 특약] |
현재 호텔신라의 공매도 비중은 전체 수량(3924만8121주)의 7.27%(285만4025주) 수준이다. 롯데관광개발(8.0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해 10월 중순만 해도 3%대였던 공매도 비중이 3개월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되갚는 투자법으로,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성행한다.
실제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5월 리오프닝 기대감에 10만 원을 웃돌던 주가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과 함께 하향세로 전환했다. 최근 7만 원대로 형성된 주가는 코로나19 쇼크가 컸던 재작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면세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는 점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여행 재개 시점이 지연되고 면세업종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기간 내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2조 6631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염병 쇼크로 전년 대비 44% 가량 급락했던 2020년 매출보다는 15% 가량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1238억 원 수준으로 흑자전환이 전망된다. 다만 정부의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따른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친 상황이다.
올해 실적 전망도 하향되는 추세다. 삼성증권은 호텔신라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5% 하향 조정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이후 중국의 화장품 수요 성장률이 0~5% 수준에 그칠 정도로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예측이 어려운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최근 중국 정부의 사치 자제 분위기 조성 등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도 "중국 소비부진 우려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중국 현지 판매상들의 상품 할인율 확대, 하이난 면세 성장은 국내 면세업체에게 위협 요인"이라며 "아직 수입브랜드와 매입원가 협상 시 부정적 영향이 감지되고 있진 않으나 매출 회복 단언이 어려운 상황에서 외형 유지를 위한 시장 경쟁 지속, 수익성 개선을 확신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단기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반등 모멘텀은 해외여행 재개뿐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오는 4분기를 잠정적인 관광 수요 회복 시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높다고 보기 어려우나 추후 여객수요 회복이 본격화 될 경우 가장 주목받을 것"이라며 "여객수요 회복 본격화 시점은 하반기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