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TV조선 '미스터트롯'으로 긴 무명 시절을 끝내고 스타덤에 오른 영탁의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속사 대표가 업계 최초로 사재기 혐의를 인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 밀라그로 대표, 사재기 혐의 인정…"영탁은 몰랐다"
영탁 소속사 밀라그로가 말로만 무성했던 '음원 사재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소속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혐의점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조사에 성실히 임했으며 사실관계를 소명했다"며 "지난 2019년 음원 스트리밍 방법에 대해 알게 됐고, 무명가수 곡을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심에 잠시 이성을 잃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영탁 [사진=영탁 인스타그램] 2021.11.04 alice09@newspim.com |
이 대표는 "이번 건은 제가 독단적으로 진행했으며 당시 가수는 음악적인 부분과 스케줄을 제외한 회사의 업무 진행방식에 관여 등을 할 수 없었고 정보 또한 공유 받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영탁은 사건과 관련이 없음을 시사했다.
사재기를 인정한 곡은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이다. 해당 곡은 2018년 10월 21일 발매됐다. 그리고 이듬해 영탁이'미스터트롯'에 출연 직전 곡 사재기 논란이 일었다.
당시 영탁은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저는 선생님으로서 애들도 가르쳐봤고 누구보다 정직하게 열심히 음악 해왔음을 제 주변 모든 방송관계자이며 지인들이 보증할 거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한 결백을 드러냈다.
영탁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그가 음원 사재기 행위에 동조했다는 메신저 내용이 공개되면서 이번 논란은 새국면을 맞았다. 이를 보도한 SBS연예뉴스에 따르면 영탁은 대표와 그의 매니지먼트 권한을 위임받은 A씨가 속한 메신저 카카오톡단체 대화방에서 스트리밍 수 조작을 시도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 받았다.
보도를 통해 공개된 대화방 내용에 따르면 A씨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이 동시 재생되는 모니터 사진을 올리자, 영탁은 몇 시간 뒤 음원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를 기록한 것을 직접 캡처해 올렸다. 또 '작업 중이니 기다려'라는 말에 대해선 박수를 치거나 '굽신굽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이모티콘을 보내며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다.
◆ 영탁, 팬카페 통해 '무혐의' 강조…고발인, 불송치결정 이의신청서 제출
이러한 상황 속에서 팬들과 대중은 영탁에게 입장을 요구했다. 이에 영탁은 짧게 침묵을 지키다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의혹처럼 제가 이 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미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이 건과 관련해 무혐의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난 16일 방송된 '안싸우면 다행이야'에서 편집없이 등장한 영탁 [사진=MBC '안싸우면 다행이야' 캡처] 2021.11.17 alice09@newspim.com |
이어 문제가 된 해당 이모티콘에 대해 "현장에서 뛰어야 할 매니저가 왜 모니터 사진을 보내는지 솔직히 한심한 생각이 들어 의미없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하지만 이것이 불법 스트리밍 작업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일을 교훈삼아 앞으로 정직하고 진솔한 가수로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결백에도 이 대표를 고발했던 A씨는 지난 15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영탁의 불송치결정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A씨는 영탁이 음원 불법 스트리밍 행위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증거로 A씨는 음원 사이트 불법 스트리밍 실행 화면 캡처 사진이 공유되던 단체대화방에 영탁도 있었다는 점과 이 대표가 '영탁이도 작업하는 것 아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정황을 제시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영탁은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오는 22일에는 김장훈과 함께 '강남가족콘서트' 무대에 설 예정이다. 그러다보니 방송가만 혼란에 빠졌다.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한 재수사가 촉구됐지만, 현재까지 영탁은 무혐의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9일 방송된 SBS '신발 벗고돌싱포맨(돌싱포맨)'에서 영탁의 출연분은 대부분 편집돼 전파를 탔다. 반면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에서는 편집없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한 방송 관계자는 "영탁이 해당 논란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했고, 수사 결과도 일단은 무혐의가 나왔으니 제작진들도 편집을 하기가 애매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고발인이 불송치결정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만큼, 방송계도 재수사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 전까지 모든방송 프로그램에서 통편집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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