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박정환 9단이 신진서(21) 9단을 꺾고 삼성화재배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박정환(28) 9단은 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신진서 9단에게 166수 만에 백 불계승, 종합전적 2대1로 우승했다.
역전 우승으로 생애 첫 우승컵을 안은 박정환 9단. [사진= 한국기원] |
박정환 9단은 결승1국에서 패한 이후 2, 3국에서 내리 승리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초반 좌상변 접전에서 득을 본 박정환 9단은 실리로 앞서가며 중반 한때 인공지능 승률 그래프 95%에 육박할 정도의 리드를 잡으며 국면을 주도했다. 불리한 신진서 9단이 백 대마를 추궁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박정환 9단이 대마를 잘 수습하자 집이 부족한 신 9단이 돌을 거뒀다. 대국 개시 3시간 15분 만의 종국이었다.
우승을 차지한 박정환 9단은 "처음부터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결승1국까지 져 거의 반포기 상태였는데 운이 따른 것 같다"며 "결승2, 3국 모두 정말 내용이 어렵고 한수라도 실수하면 바로 지는 바둑이었기 때문에 승리가 더 값지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저녁에 연구한 모양이 좌상변에서 나와 초반 시간을 안 들이고 좋은 길을 찾아갈 수 있었다"면서 "중간에 신진서 사범이 실수를 해서 득을 보긴 했지만 바둑이 많이 남아 아직 어려운 형세라고 생각했다. 중반 타개하는 과정에서 돌을 다 잡으러 왔을 때 마지막까지 사는 수를 잘 찾지 못했는데 대마가 살아 승리할 수 있었다"고 최종국을 돌아봤다.
삼성화재배 우승에 성공한 박정환 9단은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메이저 세계대회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2년 만에 무관에서 탈출했다. 입단 후 32번째 타이틀을 획득한 박정환 9단은 신진서 9단과의 상대전적도 22승 26패로 좁혔다.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은 2019년 6월 춘란배 우승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반면 국내 6관왕을 질주 중인 신진서 9단은 통산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 사냥에 도전했지만 박정환 9단에게 역전패하며 2년 연속 삼성화재배 준우승에 그쳤다.
박정환 9단의 우승으로 한국은 7년 만에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탈환하면서 통산 13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에 이어 중국이 11회, 일본이 2회 우승했다.
한편 결승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삼성화재 황상민 상무와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이 우승한 박정환 9단에게 우승 트로피와 우승상금 3억 원을, 준우승한 신진서 9단에게 트로피와 준우승상금 1억 원을 각각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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