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100% 비대면 주담대' 조용히 서비스
하나, 비대면 주담대 서비스 운영 중단
토뱅, '빚지는 장사'…인터넷은행 직격탄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코로나19로 가속화하던 은행권의 디지털화가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로 역풍을 맞았다. 야심차게 개발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하거나, 아예 운영을 중단한 곳도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23일 100% 비대면 주담대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이 사실을 전혀 홍보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완전 비대면 상품'을 출시한 이후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온 은행들의 행보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한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시중 은행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걸려 있다. 2021.10.26 mironj19@newspim.com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가 원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전 금융권이 대출 제한 조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비대면 주담대 서비스 출시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에 완전 비대면 주담대 서비스를 구현했다. 고객들이 주담대를 받기 위해 은행을 직접 찾아가 수십 종의 서류를 내고 2주간 기다려야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상주택에 오피스텔까지 포함해 타행보다 담보물건 범위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도 내년 중 비대면 주담대 상품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담보물건을 전 주택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DSR 규제 조기 시행 등 내년에도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계대출 증가액 억제를 위해 현재 비대면 주담대 서비스 운영 자체를 중단한 상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로 주담대 신청을 받고 사람이 수기로 심사하는 다른 은행과 달리, 심사과정까지도 디지털화한 100% 비대면 주담대를 구현했지만, 현재 서비스는 일시 중단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은행들은 1주택자의 모바일 전세 대출도 막았다. 인터넷은행 중에선 카카오뱅크가 이에 동참했고, 케이뱅크는 1주택자에 대한 비대면 전세대출 신청을 계속 받는다. 케이뱅크는 금융당국에 대면 창구가 없는 인터넷은행으로서 1주택자 비대면 전세대출 금지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과의 비대면 제휴채널도 닫았다. 하나은행, DGB대구은행 등 다수의 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토스(Toss)와의 제휴채널 운영을 중단했다. 그동안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과 제휴를 맺고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여 왔다.
인터넷은행들은 가계대출 규제 직격탄을 맞았다. 기업대출도 취급하고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가계대출만 하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은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누적 대출액 규모도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작아 여신영업 동력 상실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토스뱅크는 출범 9일 만에 대출한도가 소진되면서 연말까지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현재 수신 영업만 운영하고 있어 '빚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연내 주담대 시장 진출도 불투명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규제 적용으로 인해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의 돈줄도 막히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신규모 등을 고려한 핀셋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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