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0일 맞아 시장 권한 제한 부분 지적
자치경찰위 임명권 및 승진 임용권 등 논란
조직 및 인력 이관 요구, 국회서 논란 이어질 듯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치경찰제 출범 100일을 맞아 민선시장의 권한을 제한한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현직 시장이 자치경찰 조직 및 인력의 지자체 이관을 요구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자치경찰제의 시행은 중앙집권적인 경찰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것으로 큰 의미를 갖지만 현행 제도는 일을 하면 할수록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지적한 자치경찰제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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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서울경찰청 제1서경마루에서 열린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7.02 yooksa@newspim.com |
우선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에 있어 시장의 권한이 너무 적다는 점이다.
오 시장은 "자치경찰위 7명 중에서 시장이 임명할 수 있는 위원은 1명 뿐이다. 염연히 서울시 행정기구 중 하나인 자치경찰위 위원을 뽑는데 시장은 형식적으로 임명장만 주고 6명은 다른 기관에서 정해주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7명으로 구성된 자치경찰위는 시의회가 2명, 서울시교육감이 1명, 국가경찰위원회가 1명, 그리고 구청장협의체, 구의회의장협의체, 법원, 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위원추천위위회에서 2명 선정한다. 시장 임명권은 1명에 불과하다.
자치경찰 임용권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현행법상 시장은 경감과 경위 등 초급 간부에 대한 승진 임용권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승진자를 결정하는 승진심사위원회는 서울시가 아닌 서울경찰청과 각 경찰서에만 둘 수 있어 제대로 된 임용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이는 경찰 인사는 경찰에서 알아서 할테니 민선 시장인 저는 사인만 하라는 것"이라며 "자치경찰제 시행 후 경찰의 영역에서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민선시장을 이렇게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은 도대체 어느 나라, 어느 시대 지방자치인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자치경찰제 100일을 맞아 시장이 직접 나서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논란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감을 앞두고 공식적인 문제제기가 이뤄지면서 이에 대한 여야간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 시장은 "자치경찰제는 검경수사권 조정의 부록처럼 다뤄지면서 학계와 지자체에서 누차 지적해온 문제들을 고스란히 안은 채 기형적인 형태로 출발했다. 시행 100일을 맞아 시·도 경찰청의 조직과 인력을 시·도로 이관하는 이원화 모델을 골자로 한 자치경찰제의 근본적 개선에 조속히 착수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