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이 출연·밸류에이션 및 부채 부담 등 잠재 악재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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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유럽에서 중앙은행들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서두르는 가운데, 곳곳에서 다양한 위험요인을 마주하고 있는 금융시장이 아직은 홀로 설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개분기 동안 월 800억유로 규모로 진행돼 온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축소 계획을 밝혀 연방준비제도(연준)도 곧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당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PEPP 축소가 테이퍼링은 아니라는 뜻을 재차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중대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최고 주식시장전략가 필 올랜도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ECB가 분명 도전장을 내밀었고, 우리는 연준이 올해 중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시기는 아마 (11월 공개시장위원회가 마무리되는) 11월 3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일단 발표가 되면 2022년 6월까지 테이퍼링이 신속히 종료되고 이후 2023년까지 금리가 75bp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테이퍼링의 선제 조건으로 고용시장 회복을 내세우고 있는데, 8월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며 부진한 흐름을 보인 탓에 9월 21일과 22일 열릴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발표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주당 300달러에 달하는 연방 실업수당 지급이 종료되고 역대급 일자리가 나타나면 수 개월 내로 고용시장 여건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역시 실업률보다 빠른 속도로 일자리가 늘고 있다면서 연준이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블룸버그] |
이처럼 고용시장만 두고 본다면 테이퍼링을 위한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볼 수 있으나, 문제는 금융시장은 테이퍼링이 사라진 뒤 상당한 위험 요인을 마주할 것이란 데 있다.
마켓워치는 지나치게 오른 증시 밸류에이션과 또 다른 코로나 변이 출연 가능성, 내년 2월 종료되는 파월 의장의 임기 등 시장 변수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는 증시 밸류에이션이 역대급으로 과도한 상황까지 올라 심각한 수준의 조정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고,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은 이달 들어 더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올랜도 역시 10월까지 5~10% 수준의 증시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이 정도의 하락은 2020년 11월 이후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코로나 재확산의 주범이 되고 있는 델타 외에도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미국에서 코로나 사망자 수가 6개월래 최고치를 찍었음에도 미국 인구의 4분의 1 가까이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는 점도 시장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매체는 또 과열되고 있는 회사채 시장 분위기 역시 금융 시장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말 변동성 확대를 우려해 저금리 자금 조달의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9월 노동절 주간에 역대급 투자등급 회사채가 발행됐다.
몰려든 투자자들 덕분에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와 정크본드 회사채 간 스프레드는 역대 최저치로 축소됐다.
이를 두고 U.S.뱅크의 제임스 황 채권 공동대표는 "테이퍼링에 관한 우려는 다소 지나친 것 같다"면서 "델타 변이 등 시장 불확실성이 이렇게 많은 상황에서 연준이 경제 성장을 짓누를 행동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