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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올해 4월부터 거듭 하락한 미국 장기금리가 조만간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주 미국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1.30%로 한 주 동안 7.5bp(1bp=0.01%포인트) 올라 올해 6월 이후 처음으로 주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주 4일 1.126%를 밑돌며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지속하던 10년물 금리가 당일 리처드 클라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의 발언을 계기로 반등한 결과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당시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가 연내 발표된다고 했다. 뒤이어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통계(비농업 신규 고용 94만3000건)가 전문가 기대치(84만5000건)를 대폭 웃돈 것이 반등세를 부추겼다.
지난주 장기금리의 움직임은 주목할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앞선 연준 관계자들의 테이퍼링 관련 발언이나 경제 지표 호조에도 10년물 금리는 꼼짝하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
관련 움직임의 배경으로 국채시장의 포지션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4월부터 장기금리가 하락세를 이어온 배경에는 대규모 매도 베팅에 의한 '숏커버링'이 있었는데 매도 포지션이 축소되면서 장기금리도 정상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작년 말 0.91%대에서 경기와 물가 회복 전망에 따라 지난 3월 말 1.77%로 연중 고점을 찍은 뒤 내림세로 전환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앞서 매도가 우세했던 미국 국채시장은 현재 관련 포지션이 줄어 매수와 매도 포지션이 비슷한 '중립' 수준에 한층 가까워졌다.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코(핌코)의 토니 크레센지 마켓 전략가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미국 국채 금리 하락세에서 다소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미국 국채의 수요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왕성한 데다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만큼 장기금리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나단 콘 금리 전략가는 "강력한 미국 고용통계는 연내 테이퍼링 발표와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의 지침을 더 신뢰하게 했다"며 "이는 특히 국채 금리, 특히 실질금리 상승을 지지할 요인"이라고 했다.
콘 전략가는 하지만 "장기물 국채 수요가 많고 코로나19 상황도 덜 우호적이어서 장기금리가 바닥을 쳤다고 외치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크레센지 매니저도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인정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달 26~28일 연례 경제·통화정책 학술 토론회인 '잭슨홀 미팅'을 기점으로 국채시장의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봤다. 현재 27일을 만기로 하는 금리 급등이나 급락에 대비한 옵션 거래량이 급증한 상태다.
냇웨스트마켓츠의 존 브릭스 글로벌 전략담당 책임자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이달 동안 장기금리가 특정 범위 안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잭슨홀 미팅을 계기로 금리를 끌어내리던 힘이 수명을 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릭스 책임자 역시 다만 이런 전망을 내놓기가 조심스럽다며 장기금리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은 아직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월가의 전략가나 펀드매니저는 장기금리가 연말 2%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경제 지표 등 펀더멘털과 괴리가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달 27일 로이터통신이 전략가와 펀드매니저 23명에게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65%인 15명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2% 반등을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프라빈 코라파티 미국 금리담당 전략가(연말 1.9% 전망)는 코로나19 사태 전 10년물 금리가 1.3%에 근접한 적은 2016년이었다며 당시는 경기가 '장기적 침체(secular stagnation)' 국면에 있던 상황이라 지금과는 펀더멘털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