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부 재판서 진술…"2009년 학술대회 조민 참석 안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조국(56)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30) 씨의 고교 친구들이 2009년 서울대 세미나에서 조 씨를 본 적이 없다고 연달아 법정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는 23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59) 교수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고 조 씨의 고교시절 친구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자녀 입시·사모펀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07.23 dlsgur9757@newspim.com |
이날 증인으로 나온 박모 씨는 조 씨와 학교는 달랐지만 가족끼리 친분이 있어 조 씨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고 2009년 5월 열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뒤 인턴활동 증명서를 받았다.
검찰은 조 씨가 서울대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허위로 인턴활동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보고 있다.
박 씨는 '세미나에서 조 씨를 못 봤냐'는 검찰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또 검찰에서 조사받을 당시 세미나에 조 씨가 참석하지 않았고 본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날 정 교수는 신문 기회를 얻어 직접 박 씨에게 세미나 당일에 대해 질문했다. 정 교수는 "그 날 세미나 다녀오고 방배동에서 나랑 밥 먹은 기억이 나냐"고 물었고 박 씨는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에 정 교수는 "증인은 밥만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우리집에 와서 인권법 관련 책 두 권도 빌려갔다"며 "증인은 그 날 민이가 자기와 밥을 같이 안 먹었다고 했는데 한 번만 더 기억해주면 안되겠냐"며 울먹이기도 했다.
박 씨에 이어 조 씨의 한영외고 동창이었던 장모 씨도 "서울대 세미나장에서 조 씨를 본 적이 없다. 기억에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조 씨를 본 기억이 없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장 씨는 "만약 (조 씨가) 왔으면 인사도 하고 그랬을텐데 그런 기억이 없다"고 덧붙였다.
장 씨는 조 전 장관 가족과 '스펙 품앗이'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5월 정 교수의 1심 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서울대 세미나에서 조민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정 교수의 1심 재판부는 당시 세미나장 내부를 촬영한 동영상과 조 씨의 진술, 참석자들의 법정 증언 등을 토대로 조 씨가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에 출석하면서 "'별장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아니라고 하면서 면죄부를 준 검찰이 이제 컨퍼런스 동영상 속 왼손잡이 여고생이 제 딸이 아니라고 하면서 저를 처벌하려 한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