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전력난 고비…예비율 4.2% 전망
정부 대책 한계…기업·국민도 동참해야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지난 2011년 9월 우리나라는 이른바 '대정전(블랙아웃)' 사태를 겪었다. 당시 전력거래소는 전국적인 일시 정전을 막기 위해 지역별 순환 정전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200만호를 넘는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히고 양식장 물고기가 산소 공급 중단으로 폐사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0년이 지난 올해 블랙아웃 공포가 다시 한 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주 평일동안 전력예비율은 10%대로 두 자릿 수를 겨우 유지했다. 하지만 예비력은 한 자릿 수대로 떨어졌다. 특히 예비율이 10.1%로 가장 낮았던 지난 13일은 예비력이 8.8GW까지 떨어진 바 있다.
임은석 경제부 기자 |
문제는 이번 주다. 더욱 뜨거워지는 날씨에 전력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번 주부터 낮 최고 기온이 36도까지 치솟는 강한 폭염을 예고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며 폭염을 일으키는 '열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어 전력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번 주를 전력수급 최대 고비 주간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일 내놓은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 다르면 최저예비율 주간인 이번 주 예비율은 4.2%, 예비력은 4.0GW 수준으로 예상된다. 예비력 4.0GW는 전력수급비상 단계 중 두 번째인 관심 단계에 해당한다.
전력대란은 막기 위해 정부는 8.8GW의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했다. 예방정비 중인 부산복합 4호기, 고성하이 2호기 등 화력발전기의 시운전 일정을 전력피크 주간으로 조정하고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충전한 전력저장장치(ESS)의 방전시간을 전력피크 발생시간으로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준비 중인 예비자원만으로 전력대란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갑작스러운 발전기 고장 등으로 전력공급이 크게 줄어드는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주요 기업들에 전력 수요 조절을 위한 수요 반응 제도 참여를 유도하고 국민생활과 밀접한 편의점·마트·슈퍼 등 주요 프랜차이즈와의 사회적 협약을 계기로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도 동참해야할 때다. 꼭 필요한 조명 외에 각방의 모든 조명을 끄고 다리미, 청소기,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전력을 소모하는 가전제품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기온이 올라가면서 냉방 수요가 늘어 전력 사용량이 많아지는 오전 10~12시, 오후 2~5시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냉방기기를 가동하는 것이 좋다.
10년 전 블랙아웃으로 겪었던 불편과 피해를 또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는 온 국민들이 선제적으로 절전에 동참해야 한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