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뉴스핌] 이순철 기자 = "아빠 이름은 삼학도인데 묘는 왜 4개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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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핌] 이순철 기자 = 지난해 사학도 명칭 조잡하게 변경한 모습(왼쪽)현재의 삼학도(오른쪽)2021.06.22 grsoon815@newspim.com |
지난 주말 강릉시 강동면 통일공원에 조성된 강릉 삼학도 묘역에 방문했을 당시 초등학생으로 보인 어린이가 40대 학부모에게 질문한 내용이다.
이에 어린이의 아빠로 보이는 40대는 묘비와 명패를 살펴보며 "한개의 묘는 당시 삼학도와 함께 반공활동을 펼치다가 생존해 있는 분이 사망하면 이 곳에 안치하기 위해 한개의 묘를 더 만들어 놓은 같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는 "이곳이 현충원과 같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받친 사람들이 묻힐 장소이면 앞으로 수십개의 묘가 생기겠네요"라며 국가에서 조성한 현충원과 같은 시설로 착각하는 듯 했다.
어린이는 한참 묘비를 살펴보며 "이곳은 6.25 당시 억울하게 돌아가신 삼학도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는데 현재까지 살아있는 사람을 이곳에 묻으면 사학도가 되겠네요"라며 다소 어리둥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6월 뉴스핌 보도로 강릉 삼학도 묘가 지난 2018년 10월 사학도 묘로 조성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돼 강릉시는 사학도란 명칭을 삼학도로 변경했다.
삼학도 묘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소식을 뉴스전단으로 제작해 강릉시민들에게 알리고 환영 태극기를 만들다 같은해 9월 24일 공산군에 붙잡혀 무참히 살해된 당시 강릉농고 최오규, 강릉상고 김동훈, 강릉사범 박준열 열사를 기리기 위해 강릉시민들이 남산에 만든 시민 묘이다.
그런데 삼학도 묘가 갑자기 사학도 묘로 조성됐다. 이는 당시 삼학도와 같이 반공활동을 펼치다가 생존해 있는 홍모(90대) 씨의 가묘를 삼학도 묘 옆에 2018년 10월에 조성하면서 사학도 묘가 됐다.
이를 두고 삼학도 묘를 찾은 어린이 등 강릉시민들은 살아 있는 홍씨를 6.25 당시 고교 3학년생으로 공산군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삼학도와 동등한 대우를 해주는게 타당한가에 대해서 의문을 나타냈다.
이에 일부 삼학도 유족들은 생존해 있는 홍씨를 사후에 이곳에 안치하는 것 보다 기념비를 세워 홍씨 반공활동에 대해 널리 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사학도 묘 조성 당시에 여러 보훈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조성한 만큼 홍씨가 돌아가시면 가묘로 조성한 곳에 안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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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핌] 이순철 기자 = 묘가 4기로 조성된 삼학도 2021.06.22 grsoon815@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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