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인정 여부 질문엔 묵묵부답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함께 거주하던 친구를 감금하고 가혹행위 끝에 숨지게 한 20대 남성 2명이 22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범죄의 가중처벌 등에 의한 살인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강요·공동공갈·공갈폭행 등 혐의로 20대 안모 씨와 김모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로고[사진=뉴스핌DB] 2021.06.07 obliviate12@newspim.com |
안씨 등은 이날 오전 8시쯤 모자를 쓰고 고개를 숙인 채 모습을 드러냈다.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경찰 호송차에 몸을 실었다.
안씨 등은 지난해 9월 12일부터 11월 4일까지 친구 박모 씨가 노트북을 파손했다는 것을 빌미로 변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대구에 있던 박씨를 서울로 올라오게 한 뒤 함께 생활하며 수차례 폭행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박씨가 자신들을 상해 혐의로 고소하자 앙심을 품고 지난 4월 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박씨를 오피스텔에 감금하고 지속적으로 폭행·상해·가혹행위를 가한 혐의도 있다. 박씨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판매하는 방법 등으로 600만원을 빼앗고 생활비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 등은 박씨가 고소 취하 의사를 밝히도록 강요하고, 폭행 장면 등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또 두 차례에 걸쳐 물류센터에서 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씨는 일을 하기 위해 외출했으나 안씨 등이 동행한 상태여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지난 13일 오피스텔 화장실에서 몸무게 34kg의 나체 상태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저체온증 및 영양실조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 등은 폭행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살인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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