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사용 승인을 놓고 미 식품의약국(FDA)안팎이 시끄럽다. 승인 결정에 반발한 FDA 자문위원 3명이 사퇴했기 때문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바이오젠 본사. 2020.03.09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런 케슬하임 하버드 의대 약과 교수는 FDA가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 사용을 승인한 결정이 "미국 근대 역사상 최악의 의약품 승인 건"이라며 자문위 사임 의사를 밝혔다.
CNBC가 입수한 그의 서한에는 "이번 승인은 막바지에 급하게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형태로 이뤄졌다"며 "당국이 자문위원회의 과학에 근거한 권고를 승인 결정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백했다"고 적시됐다.
가속 승인이란 FDA가 의약품의 사용을 승인하는 방식 중 하나로, 주로 암 치료제 후보물질 승인 건에 쓰인다.
브랜드명 '애듀헬름'(Aduhelm)으로 판매될 신약은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β)-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로 알려졌다.
아두카누맙의 두 번의 3차 임상시험 결과가 서로 상충하면서 FDA 자문위는 지난해 11월에 이미 승인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FDA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치유할 수도 있는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해볼만 하다며 최근 가속 승인했다. 다만, 추후 임상시험을 진행해 다시 한 번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언제든지 승인을 철회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일부 자문위원들은 이번 승인이 잘못된 판단이라며 크게 반발한다. 근본적인 치료약이 아닌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정도의 약인데 가속 승인까지 해야 했냐는 것이다. 또 임상 시험 정보가 불안정한데 환자에 투여하기에는 부작용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CNN은 "FDA가 자문위 권고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그래왔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FDA의 외부전문가 자문단인 말초·중추 신경계 약물(PCNS) 자문위 소속의 데이비드 노프먼 신경과 전문의도 위원직을 내려놨으며 워싱턴대 신경과 전문의 요엘 펄머터 박사도 사임서를 제출했다. 벌써부터 아두카누맙을 처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의사들도 많다.
비싼 애듀헬름의 가격도 논란거리다. 1년 치료 과정에 5만6000달러(약 6200만원)가 들어간다. 월가에서 예측한 연 1만~2만5000달러의 두 배 이상인데, 바이오젠 측은 이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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