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0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두달 연속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확인됐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통화정책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주식을 매수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10포인트(0.06%) 오른 3만4466.24에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63포인트(0.47%) 상승한 4239.18에 마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8.58포인트(0.78%) 오른 1만4020.33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이날 2008년 이후 가장 빠르게 오른 물가 지표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0%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8년 5월 이후 최고치다. CPI는 전월 대비로 0.6% 올라 4월 0.8%보다 소폭 더딘 상승 흐름을 보였다.
CPI를 띄운 것은 시장의 예상대로 중고차 및 에너지 가격이었다. 중고차 및 트럭의 가격은 5월 중 7.3%나 올라 전체 전월비 물가 상승률에 3분의 1이나 기여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7% 상승해 4월 0.9%보다 상승 흐름이 다소 둔화했다. 전년 대비로 근원 CPI는 3.8% 올라 지난 1992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또 다른 지표도 경제 재개방에 따른 경기 회복세를 가리켰다. 노동부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지난 5일까지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7만6000건(계절 조정치)으로 전주보다 9000건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중순 이후 최소치다.
뉴욕증권거래소를 바라보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빠른 경제 회복과 이에 따른 물가 상승에도 시장 참가자들은 물가 오름세가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평가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시장 참가자들은 결국 이번 지표로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의 기조가 크게 변할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비 라일리 파이낸셜의 마크 그랜트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2008~2009년 금융위기 이전 인플레이션은 이자율 시장을 중심으로 커다란 시장 동인이었다"면서 "연준은 7조90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금리에 대한 제어력도 더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랜트 전략가는 "수치는 예상보다 높았지만, 예상 범위 안에 있었고 채권시장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으며 이것이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견해를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랜트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시장을 움직이는 것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 정도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밈'(meme) 종목은 큰 폭으로 약세를 보였다. 주식 발행 발표 이후 게임스탑은 27.21% 하락했으며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와 웬디스도 각각 13.28%, 3.13% 급락했다.
항공기 제작사 보잉은 유나이티드 항공과 대규모 여객기 판매를 논의 중이라는 로이터통신의 보도 이후에도 0.18% 상승에 그쳤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9.95% 내린 16.1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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