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뉴스핌] 남경문 기자 = 최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설치 시사 발언과 관련해 경남 의령군과 진주시가 수도권 건립 반대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오태완 의령군수와 조규일 진주시장은 31일 오후 2시30분 의령군청 4층 회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미술관의 수도권 건립은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거스르고 관람자의 접근성만을 고려한 단편적인 사고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오태완 의령군수(오른쪽)와 조규일 진주시장은 31일 오후 2시30분 의령군청 4층 회의실에서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건립 반대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의령군]2021.05.31 news2349@newspim.com |
그러면서 "정부가 지방의 아픔을 보듬고,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할 시점에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건립 발언으로 지방의 주민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만큼 이번 발언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고(故) 이건희 회장님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은 2만 3,000여점으로 엄청난 규모"라고 지적하며 "이건희 미술관 지방 유치야 말로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는 길로, 정부의 현명한 결정이 필요한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자치단체장은 "진주시는 미술작품 관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며, 의령군은 문화예술의 불모지로 많은 아쉬움이 있다"고 꼬집으며 "실질적인 문화 분권을 위해서는 문화 혜택이 부족한 지방에 새로운 문화시설을 과감하게 확충해야 한다. 이 것이 곧 '수도권 문화독점 방지'이자 '문화분권을 통한 문화 민주주의'로 가는 첩경"이라고 했다.
또 "이건희 미술관'의 지방(남부권) 건립은 국민의 문화향유 확대와 보편적 문화국가로 도약하는 길이며 기증자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의령군과 진주시는 그간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시설 이전이 문화독점 방지 및 문화분산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으로의 미술관 건립을 강력히 주장했다.
의령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출생지이면서, 고(故) 이건희 회장이 유년기에 뛰어 놀며 성장한 지역이며, 진주시는 이병철 회장이 유년 시절 다녔던 지수초등학교가 소재한 곳으로 두 시군은 그 인연을 내세워 미술관 유치를 위해 각계각층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문화절벽시대에 있는 지방으로 문화시설을 이전하는 문화분산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이건희 미술관은 지방으로 이전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news234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