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핌] 남경문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 황무현 위원장은 25일 "황희 장관의 수도권 우선주의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창원시청 앞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유치 유력 검토'를 시사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 황무현 위원장(맨 왼쪽)이 25일 창원시청 앞에서 황희 장관의 언론사 인터뷰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원회]2021.05.25 news2349@newspim.com |
황 위원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전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수도권은 많이 볼 수 있는 접근성이 있는데, 미술관을 지방에 둘 경우 빌바오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유치경쟁 과열 등으로 엄청난 국고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황희 문체부 장관의 수도권 중심주의적 발언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희 장관이 이건희 미술관 유력지로 수도권을 꼽은 이유로 '많은 사람이 작품을 감상하고 향유하기를 바란 기증자의 정신을 들었다"면서 "수도권에 밀집된 사람들만을 위해서 이건희 컬렉션이 이용돼야 한다는 것이 기증자의 뜻이냐"고 되물었다.
황희 장관이 '국민의 접근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가뜩이나 서울공화국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는 시대에 현직 장관이 나서서 지방 인구 유출을 부추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미술관의 지방에 두면 빌바오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유치경쟁 과열로 이어진다는 발언에 대해 "자의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하며 "무슨 근거로 빌바오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하는지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그러지 못할 경우 분명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자체의 유치경쟁은 서울 및 수도권에 집중된 양질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방으로 확산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누려야 할 '문화향유권'을 비수도권 시민들에게도 보장해주기 위한 지방정부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건희 미술관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유치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미 수도권 시민들은 이건희 컬렉션의 소장품과 유사한 구성, 유사한 퀄리티의 작품들을 20여 년 전부터 지척에서 누려왔다. 만일 수도권에 이건희 컬렉션만을 위한 미술관을 짓는다면 이것은 삼성미술관 '리움2관'을 국비로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방 유치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추진위는 성명서 말미에 "남동부권은 '문화불모지'라 부를 만큼 미술관 수가 적다"며 대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을 제시했다.
추진위는 "창원시는 지방과 수도권의 문화격차 및 시민들의 문화향유 갈증 해소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을 건립하고자 약 3년 전부터 준비해왔다"며 △마산해양신도시 내 3만3000㎡ 규모 부지 확보 △부울경~대구·경북~전남의 1500만 관광객이 1시간 30분 안에 이동 가능한 지리적 이점 △바다조망권 및 산업·예술을 연계한 미래형 미술관 등 창원관 설립의 이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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