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장중 52주 신고가 경신...연초 이후 46.2%↑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구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풍산이 우상향 곡선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공급 차질로 구리 가격의 추가 상승이 예상되면서 증권가에선 풍산의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목표주가도 잇따라 높여잡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풍산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70%(3300원) 급등한 4만1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풍산의 주가가 4만원을 회복한 것은 2018년 6월 이후 약 3년만이다. 이날 풍산은 장중 한때 4만165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올해 구리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풍산의 주가는 연초 이후 46.2% 급등했다.
풍산 최근 1년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금융] |
1분기 풍산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한 72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624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내수판매 부진으로 방산부문 매출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신동사업부문의 실적 호조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올 들어 구리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전일 대비 0.2% 상승한 톤(t) 당 999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구리 가격은 장중 한때 1만40달러를 터치하며 2011년 2월(1만190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경기회복과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구리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리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요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달러 가치 약세와 페루에서의 공급 리스크도 구리 가격의 상승세를 지탱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광래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급 차질로 인한 구리 가격 상승세 지속이 예상된다"며 "오는 6월 2차 결선 투표를 앞둔 페루 대선에 출마한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가 해외 광산 기업들과 계약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페루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마이클 위드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원자재 스트레티지스트(strategist)는 전 세계가 구리 부족 리스크에 직면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구리 가격이 톤당 2만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헤지펀드 리버모어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노이하이저 대표도 CNBC에 "구리는 새로운 석유"라며 "향후 5~10년 사이 구리 가격이 톤당 2만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구릿값 상승세로 풍산의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나섰다. 하나금융투자가 목표가를 5만1000원으로 올려잡아 가장 높았으며, NH투자가 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은 4만9000원으로 제시했으며, BNK투자증권은 4만7000원으로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신동사업 부문의 이익 증가에 힘입어 올해 풍산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6.0% 증가한 23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결 영업이익은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구리 가격 상승과 이익 증가에 따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요 회복과 공급 차질, 유동성 증대, 친환경 수요 증가 등에 기반해 구리 가격이 역사적 고점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리 가격 상승 지속되고 있어, 신동사업의 호실적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풍산은 전기자동차향 커넥터와 전장부품 등도 판매하고 있는데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구리 수요가 4~10배 크다는 점도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했다.
중국의 구리 생산 라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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